월가, 역대 최대 600억달러 AI 칩 대출자산 매각 착수⋯투자 수요 시험대 [금리 넘어선 AI 투자 열기]

입력 2026-10-06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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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경쟁, 초대형 차입으로 확산
은행 3곳, 앤스로픽 칩 임차 금융거래 주도
내년 클라우드 기업 회사채 발행 사상 최대 전망
자금조달 방식 다변화⋯첫 GPU ABS 등장

▲미국 뉴욕 금융지구의 월스트리트와 브로드웨이 교차로에 설치된 표지판이 보인다. (뉴욕/AP연합뉴스)
▲미국 뉴욕 금융지구의 월스트리트와 브로드웨이 교차로에 설치된 표지판이 보인다. (뉴욕/AP연합뉴스)
월가 은행들이 AI 기업 앤스로픽의 반도체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사상 최대인 600억달러(약 82조원) 규모의 금융 거래에 나섰다. AI 인프라 확충에 필요한 자금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금융시장의 자금 공급 능력도 시험대에 올랐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ㆍ씨티그룹ㆍ모건스탠리가 앤스로픽의 구글 AI 칩 임차를 위한 금융 패키지에 참여할 은행 모집에 착수했다. 자금 제공을 약정한 세 은행이 대출자산 일부를 다른 금융회사에 매각해 부담을 나누는 방식이다.

조달힌 자금은 앤스로픽의 내년 반도체 주문에 투입된다. 임차료 지급은 반도체 인도 이후 시작된다. 거래에 참여하는 브로드컴은 구글과 함께 AI 반도체인 텐서처리장치(TPU)를 개발하며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에 도전하고 있다.

이번 거래는 브로드컴의 보증 여부에 따라 두 갈래로 나뉜다. 전체의 70%인 420억달러는 브로드컴의 보증 지원을 받는 선순위 담보대출로, 이날 참여 은행 모집이 시작됐다. 브로드컴의 ‘A-’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향후 사모 발행이나 투자등급 채권시장을 통해 더 넓은 투자자층에 매각될 가능성도 있다.

나머지 180억달러는 브로드컴의 보증이 없는 후순위 채무로 추후 모집할 예정이다. 블랙스톤은 이 가운데 약 90억달러 자금을 제공하기로 약정했다. 후순위 투자자는 앤스로픽의 신용위험에 노출된다. 이에 은행들이 투자자들의 앤스로픽 재무정보 확인을 위해 앤스로픽의 연내 기업공개(IPO) 이후 자금 모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번 거래는 수개월 전 브로드컴이 아폴로·블랙스톤과 추진한 350억달러 규모 금융 거래에 이은 것이다. 당시 브로드컴은 앤스로픽과 오픈AI 등의 연산 능력 확보를 돕는 20GW(기가와트) 규모 ‘AI XPV’ 플랫폼을 발표했다.

관건은 투자자들의 자금 공급이 AI 기업들의 차입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느냐다. FT는 막대한 AI 설비투자가 장기적으로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이어질지 의문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더 높은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번 거래가 AI 부채에 대한 시장 수요를 가늠할 시험대라는 평가다.

AI 분야에서 회사채 발행도 더 활발해졌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내년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올해 추정치보다 60% 늘어난 4200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막대한 투자금을 잇따라 빌리면서 자금 조달 부담도 커졌다. AI 관련 기업들이 국채금리에 더해 지급하는 가산금리는 약 1.15%포인트(p)로 전체 투자등급 회사채 평균인 0.78%p를 웃돌았다. 투자자들이 앞으로 쏟아질 AI 투자용 회사채를 소화하는 대가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는 의미다.

AI 투자금을 마련하는 방식도 다양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담보로 한 대출이 자산유동화증권(ABS)에 처음으로 포함됐다. 장비 금융회사 스톤브라이어와 윙스파이어가 GPU 관련 대출을 다른 장비 대출과 묶어 증권으로 발행한 것이다. GPU 구매자가 갚을 대출금을 바탕으로 투자자에게 증권을 팔아 자금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AI 투자 열기에 반도체까지 자금 조달의 담보로 활용되면서 금융시장의 지원 방식도 다양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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