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도 삼킨 AI 열풍⋯월가 랠리, 10년물 美국채 금리 6%가 ‘고비’

입력 2026-10-0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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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100 사상 최고⋯올 들어 22% 상승
빅테크 실적 기대가 국채금리 급등 상황 압도
“10년물 6%땐 상황 달라져”⋯월가 경계감

▲(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월가 투자자들이 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에서도 AI 열풍으로 대형 기술주에 계속해서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미국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치 수준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장기 미국 국채 금리가 24년 만의 최고 수준에서 거래되면서 위험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나스닥거래소 상장 비금융 대형주 100개로 구성된 나스닥100지수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일 3만807.93으로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으며 올 들어 22% 상승했다. S&P500지수도 같은 날 7722.72로 8월 13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7816.70)에 1% 미만으로 다가섰다.

최근 3개월간 S&P500지수와 나스닥100지수 상승에 가장 크게 기여한 종목은 AI 대장주인 마이크로소프트(MS)ㆍ엔비디아ㆍ애플 등이다.

특히 이는 장기 미국 국채 금리가 수십 년 만의 최고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상황에서 달성된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주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연 5.69%를 기록하고 10년물 금리는 5.3% 선을 돌파했다. 두 금리 모두 2002년 이후 처음 보는 수준이다.

노스웨스턴뮤추얼의 매트 스터키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예전 같았으면 10년물 기준 국채금리 5%가 한계라고 말했겠지만 이제는 그 수준도 이미 백미러 너머로 사라진 수준”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이번 랠리의 지속 가능성을 믿는 데에는 지난 몇 년간 시장 성장의 대부분을 이끌어온 기술 대기업들의 향후 실적에 대한 매우 높은 기대가 자리 잡고 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기술업종의 3분기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동기 대비 65%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에너지업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이에 힘입어 S&P500 기업 전체의 EPS도 24%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그렇게 된다면 S&P500 종목의 EPS가 20% 이상 증가하는 분기가 3개 분기 연속 이어지게 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NYSE)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시장은 적어도 현재로서는 금리가 예상보다 더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 또 어느 정도의 금리 수준부터 기술주의 강력한 실적마저 압도하며 주가에 타격을 줄지는 분명하지 않다. 크리스 갈리포 프랭클린템플턴인스티튜트포 수석 시장전략가는 “10년물 금리가 6%까지 간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월가 전문가들은 AI에 쏟아붓는 막대한 투자금이 언제, 그리고 실제로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AI 기술이 인류에 미칠 수 있는 위험을 감안하면 그러한 수익 자체가 과연 중요하냐는 문제도 제기된다.

동시에 시장은 이란 전쟁과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장기화, 올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에도 직면해 있다.

갈리포 전략가는 “S&P500지수는 물 위에 떠 있는 오리와 같다”며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물밑에서는 두 발을 미친 듯이 젓고 있다”고 비유했다.

지난 몇 년간 기술주가 증시 상승을 주도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의 가장 큰 우려는 기술주가 힘을 잃기 시작할 경우 시장 전체의 강세가 위협받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마호니는 “기술주가 흔들리고 조정에 들어간다면 훨씬 더 많은 종목이 연쇄적으로 무너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호니애셋매니지먼트의 켄 마호니 최고경영자(CEO)는 “이 정도 금리 수준에서도 금리에 민감한 주식들이 이미 타격을 받고 있다”며 “금리가 계속해서 더 오른다면 결국 모든 주식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까지 시장 강세가 이어지는 것은 투자자들이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끝나면 유가가 빠르게 떨어지고, 이에 따라 경제를 짓누르는 인플레이션 압력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도 작용한다. 마호니는 그렇게 된다면 강력한 실적을 바탕으로 빅테크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것이 현실화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종전 돌파구는 여전히 보이지 않으며, 전문가들은 전쟁이 끝난다고 해서 유가가 곧바로 떨어질 것인지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고질적인 인플레이션과 높은 금리까지 감안하면 현재의 상승장을 얼마든지 탈선시킬 수 있는 위험 요인이 산적해 있다.

프린시펄애셋매니지먼트의 막달레나 오캄포 시장전략가는 “경제성장은 여전히 강하고 기술 관련 경제활동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지금 달라지고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높아질 위험은 커지는 반면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아질 위험 역시 다소 커지고 있다는 인식”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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