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 코스닥의 반등과 오래된 숙제

입력 2026-10-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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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이 다시 900선을 두드리고 있다. 7월 600선까지 추락했던 지수가 두 달여 만에 40% 가까이 반등했다. 반도체 소부장이 새로운 주도주로 올라섰고 바이오와 2차전지에도 매수세가 번지고 있다. 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900선을 되찾는 것과 코스닥 시장이 달라지는 것은 다른 문제다.

2일 증시에서 코스닥은 장중 900선을 넘어섰다가 893.29에 마감했다. 6거래일 만의 하락이지만 7월 30일 저점 644.78과 비교하면 38.5% 올랐다. 4월 연중 고점 1226.18과의 격차도 27% 수준으로 좁혔다.

시장을 이끄는 얼굴도 바뀌었다. 연초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7개가 바이오였지만 이달 들어서는 알테오젠 한 곳만 남았다. 그 자리를 주성엔지니어링과 원익IPS, 이오테크닉스, 심텍, 리노공업, HPSP 등 반도체 소부장이 채웠다. AI 투자 확대와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가 대형 반도체주를 넘어 코스닥으로 확산한 결과다.

그런데 지수의 반등만 놓고 코스닥의 체질이 달라졌다고 보기는 이르다. 9월 코스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7조480억원에 그쳤다. 지난 1월 26일에는 하루 거래대금이 25조3340억원에 달했다. 지수는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지만 시장에 들어와 사고파는 돈과 투자자의 움직임은 아직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의 더 큰 문제는 반등을 오래 끌고 갈 힘이다. 호재가 터질 때 지수를 끌어올릴 종목은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금리가 흔들리고 개인 수급이 약해져도 버틸 수 있는 실적의 힘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 반도체 소부장이 새로운 주도주로 등장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몇몇 업종의 질주가 곧 시장 전체의 체력 회복을 뜻하지는 않는다.

코스닥은 성장기업의 미래에 먼저 값을 매기는 시장이다. 당장의 이익만으로 기업가치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기대가 결국 실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원칙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호재가 생기면 돈이 몰리고 위험 선호가 꺾이면 빠져나가는 흐름을 반복해서는 기관과 외국인의 장기자금을 붙잡기 어렵다.

정부와 한국거래소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코스닥 구조개편에 나섰다. 7월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을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높이고 1000원 미만 동전주 요건을 신설했다. 내년 1월 300억원으로 추가 상향하려던 시총 기준은 시장 회복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내년 7월로 6개월 늦췄다.

문제는 퇴출만으로 코스닥을 살릴 수 없다는 데 있다. 부실기업을 제때 내보내는 것은 시장 신뢰를 높이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하지만 좋은 기업이 들어와 성장하고 그 기업을 따라 장기자금이 유입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지난달 코스닥 종목의 절반 이상이 하락했고 외국인은 1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지수가 올라도 상승의 온기가 시장 전체로 퍼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우량기업을 별도로 묶어 기관 자금을 유도하는 ‘코스닥 셀렉트’도 그래서 중요하다. 정부는 우량기업과 일반기업을 구분하고 승강제를 도입해 기관투자자의 자금이 우수기업으로 들어오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당초 내년 1월로 잡았던 시행 시점은 업계 의견 수렴 등을 이유로 내년 하반기로 늦춰졌다. 제도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 다만 퇴출의 속도만큼 좋은 기업과 장기자금을 끌어들이는 작업에도 속도가 붙어야 한다.

900선 회복은 반갑다. 1000선을 다시 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지수가 오른다고 코스닥의 오랜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코스닥에 필요한 것은 더 높은 숫자만이 아니다. 기업의 실적을 보고 들어온 돈이 오래 머물 수 있다는 신뢰다. 900 이후의 코스닥은 그 신뢰를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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