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가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의 민생·복지 예산 복원 요구를 800억원대에서 300억~400억원 수준으로 줄였지만 경기도와의 이견은 남았다.
안광률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은 2일 기자회견에서 "예결위가 마련한 조정안에 대해 집행부의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청했지만, 상당수 민생예산에 대해 사실상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 왔다"고 밝혔다.
도의회가 복원을 요구하는 사업에는 경기 살리기 통큰세일과 농수산물 할인쿠폰, 무인교통 단속장비 운영,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지원, 어린이집 종사자 처우개선 등이 포함됐다. 1일 도에 전달한 조정안에는 산후조리비와 교통약자 이동지원, 어린이 건강과일 등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민생·복지사업을 중심으로 복원 대상을 다시 추린 조정안을 경기도에 전달하고 이날까지 입장을 요청했다.
앞서 경기도가 8월 19일 제출한 제2회 추경안은 기정예산보다 5621억 원 늘어난 42조2420억 원 규모다.
도는 취득세 등 지방세 수입 전망을 3000억원 낮추고 기존사업 5465억원을 구조조정해, 노인장기요양시설·재가급여 1234억원, 유·초·중·고교 급식비 584억원, 농어민기회소득 215억원, 청년기본소득 163억원, 결식아동급식지원 75억원 등 본예산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사업에 배분했다.
경기도는 세수 감소와 누적 채무, 기금 여력 감소 등을 이유로 추가 증액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추가 복원 재원을 지방채나 기금 차입 등 채무성 재원으로 충당하면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복원 요구액은 협상 과정에서 계속 줄었다. 예결위 단계에서 약 800억원이 거론됐고, 경기도가 재정 부담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자 500억원대로 낮췄다. 9월 23일에는 320억원대 수정안을 전달했고, 1일 도에 넘긴 조정안은 300억~400억원 수준이다. 전체 구조조정액 5465억원을 되돌리는 대신 사업별로 대상을 다시 추린 것이다.
안 대표는 "경기도가 처한 재정 상황을 결코 가볍게 바라보고 있지 않다"며 "무분별한 예산 증액이나 모든 삭감 예산의 원상복구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정된 재원 속에서 무엇을 줄이고 무엇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지 사업 하나하나를 면밀하게 살펴 최소한의 복원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경기 살리기 통큰세일은 하반기 사업비 31억원이 추경안에서 전액 감액됐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서 할인·환급행사를 진행하는 소비촉진 사업이다. 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는 9월 추경 심사에서 하반기 전액 감액의 적정성을 따진 뒤 31억원을 다시 증액하는 내용으로 의결했다. 경기도 경제실은 재정 여건을 고려한 구조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이날 통큰세일을 "침체된 소비를 살리고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에 힘을 보태기 위한 예산"이라며 복원을 요구했다.
경기도 농수산물 할인쿠폰도 감액 대상에 포함됐다. 도의회 농정해양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집행부는 정부 추경으로 중앙부처의 유사 할인사업 예산이 늘어난 점 등을 고려해 관련 예산 약 41억9000만원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전문위원 검토보고에서는 도민의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고 농어민 판로 확대와 농수산물 소비 촉진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는 사업인 만큼 감액의 적정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안 대표도 농어민 지원과 장바구니 부담 완화를 이유로 할인쿠폰 예산을 복원 대상에 넣었다.
무인교통단속장비 운영예산은 18억8623만원을 감액하는 안이 제출됐다. 경기도남부자치경찰위원회의 관련 예산이 75억여원에서 56억여원으로 줄어드는 구조로, 장비 정기검사비와 통신회선료, 보험료, 유지보수비 등이 감액 대상이다.
남부자치경찰위원회는 9월 7일 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 심사에서 정기검사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8월부터 12월까지 약 1500대의 장비가 순차적으로 정상적인 과태료 부과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안 대표는 이날 어린이보호구역 안전을 위한 무인단속장비 점검 예산도 복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지원 예산 19억원도 추경안에서 감액됐다. 이 사업은 올해 수원·용인·파주가 새로 참여하면서 도내 27개 시·군에서 시행되고 있다. 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는 9월 4일 추경 심사를 거쳐 생리용품 보편지원 등을 포함한 미래평생교육국 기존 사업 전체에 19억8668만원을 증액하는 수정안을 의결했다.
안 대표는 여성청소년의 건강과 기본권을 이유로 이 예산을 다시 거론했다.
도의회가 감액 예산을 복원해도 그대로 확정되지는 않는다. 지방자치법 제142조 제3항은 지방의회가 단체장의 동의 없이 지출예산 각 항의 금액을 늘리거나 새 비용항목을 설치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기도가 어느 사업까지 증액에 동의하느냐에 따라 최종 추경의 규모와 사업별 편성액이 정해진다. 제2회 추경안은 9월 18일 제393회 임시회 마지막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면서 처리가 10월로 넘어왔다.
안 대표는 경기도의 세입구조 개선과 재정 지속가능성 확보 필요성에는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는 "집행부의 합리적인 의견은 받아들이고 의회 역시 양보할 부분이 있다면 양보하겠다"며 "도민의 삶과 직결된 최소한의 민생예산만큼은 끝까지 지키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