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지속가능성공시 인증, 공공성과 인증인 자격

입력 2026-10-0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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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형 한국지속가능성인증포럼 회장 (이투데이 DB)
▲김의형 한국지속가능성인증포럼 회장 (이투데이 DB)

지속가능성 공시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공시는 물론 인증과 인증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속가능성 공시의 인증이란 공시된 정보가 믿을 만한지 제3자 인증인을 통해 확인하는 작업이다. 인증인은 인증보고서를 통해 공시정보 이용자(자본시장의 투자자들)에게 작업의 결과를 알려준다.

지속가능성 공시의 인증은 누가 맡아서 하게 될까? 각 분야의 여러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전문성을 근거로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 업무가 모든 전문인들에게 허용될 것 같지는 않다.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춘 이들에게만 선택적으로 허용될 것이다. 갖추어야 할 자격요건이란 무엇일까? 재무와 회계, 법률, 환경, 자원, 노동과 인사 등 기술적 전문성이 우선이겠지만 인증이라는 업무에 적합한 능력과 자질 등 기능적 역량도 중요해 보인다.

인증업무의 방법론과 절차는 물론이고 동 업무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분명한 인지와 이해가 있는 사람에게만 업무수행이 허용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이유는 분명하다. 지속가능성 공시 인증의 공공성 때문이다.

■ 인증업무의 공공성

지속가능성 공시의 인증은 계약에 따라 제공되는 서비스이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서비스는 고객과의 계약에 따라 수행되며 그 서비스의 결과물은 통상 계약의 상대방인 고객에게 전달된다. 의사와 변호사에 의해 제공되는 의료나 법률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제공되는 서비스는 계약 당사자인 환자나 의뢰인에게 전달되고 이용된다. 금융이나 통신, 컨설팅 서비스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법률에 따라 제공될 지속가능성 공시의 인증은 서비스의 결과물이 계약의 당사자인 고객(기업)이 아니라 제3자인 투자자들에게 전달된다. 서비스의 이용자가 의뢰인이 아닌 제3자인 것이다.제3자성을 갖는 서비스가 공시의 인증만은 아니다. 재물이나 사건에 대한 감정이나 평가, 공증 등도 제3자성을 갖는 서비스에 속한다. 결과물의 이용자가 의뢰인이 아닌 제3자이기 때문이다.

지속가능성공시의 인증은 감정이나 평가 공증에는 없는 또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서비스 이용자의 확장성이다. 감정과 평가, 공증 등 서비스의 이용자가 특정 개인이나 소수의 집단인 것과 달리 지속가능성 공시 인증의 이용자는 특정인으로 제한되어 있지 않다. 불특정한 다수의 시장 참여자들이 모두 서비스의 이용자이며 수혜자이다. 그 중에는 해당기업의 주주와 채권자도 있지만 잠재적 투자자도 이용자의 범위에 모두 포함된다. 그런 점에서 지속가능성공시의 인증은 공공성을 갖는 서비스이다.

인증업무는 제3자성과 공공성이라는 특성 때문에 몇가지 특별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첫째는 인증품질의 추락 위험이다. 인증의 목적은 '정보이용자(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지만 정작 정보이용자는 인증인을 선임하거나 평가할 권한이 없다.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인증인이 선임되고 인증 품질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위험이 상존한다.

둘째는 인증 실패로 인한 피해의 확산 위험이다. 지속가능성공시정보 인증의 실패는 특정주주나 채권자의 피해로 끝나지 않고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다. 시장전체의 신뢰성문제로 확대될 수도 있다. 이 같은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인증인의 자격에 대한 관리감독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 인증인의 자격요건

특정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는 기술적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기술적 전문성이 없이는 충실한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법률이나 의료 교육은 물론 감정과 평가 공증 등 어느 영역이건 예외가 없다. 지속가능성 공시정보의 인증을 맡은 인증인에게도 기술적 전문성은 필수적 요건이다.

하지만 지속가능성 공시의 인증인은 다른 분야와 같은 기술전문성만으로는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어렵다. 인증업무의 공공성 때문이다. 인증업무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독립적인 위치에서 불편부당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윤리의식과 책임감 역시 필요하다.

현재 국회에는 지속가능성공시 제도화를 위한 복수의 법안들이 제안되어 있고, 몇몇 법안들은 인증에 관한 구체적 규정들을 담고 있다. 하지만 공시인증의 성패를 좌우할 인증인의 자격요건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거나 언급한 법안은 아직까지 없다. 아쉬움이 크다. 기술적 전문성과 기능적 전문성을 포괄하는 인증인의 자격요건을 정의하고 그 요건을 갖춘 전문인에게 어떻게 자격을 부여할 것인지 규정하는 일만큼 시급한 일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오랜 전통을 가진 외부회계감사의 경우 관련법은 감사업무를 수행할 감사인에게 회계라는 기술적 전문성과 함께 외부감사라는 역할에 필요한 기능적 전문성을 함께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적격여부를 자격시험과 경력요건 등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외부회계감사는 지속가능성공시와 마찬가지로 제3자성과 공공성을 함께 갖고 있는 서비스다. 지속가능성공시 인증 업무를 맡을 인증인에 대해서도 기술 전문성은 물론 인증에 관한 기능적 전문성을 요구하고 확인하는 제도적 장치가 속히 마련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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