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 발전 더딘 창업·투자 생태계… “창업하려면 결국 수도권” [청년 창업 훈풍의 민낯]

입력 2026-10-02 05:00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비수도권 상반기 투자 1조로 105% 늘었지만
수도권의 3분의 1 그쳐⋯엔젤투자도 집중
지역 기업 성장ㆍ청년 일자리 확대에도 제약

대학 창업이 V자 반등을 이뤘지만, 창업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할 투자자금은 여전히 수도권에 쏠려 있다. 비수도권은 청년 인구 유출과 취약한 창업 기반으로 새 기업이 탄생하기 어려운 데다, 창업 이후에도 투자·인력·지원 인프라 부족으로 사업을 키우기 어려운 구조적 어려움을 안고 있다. 성장 여건의 격차가 해소되지 않으면 지역 대학가의 창업 회복세도 안착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30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 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 비수도권 벤처투자 규모는 1조6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201억원)보다 104.7% 늘었다. 수도권 벤처투자액이 2조658억원에서 3조972억원으로 50% 커진 것과 비교하면 두 배에 달하는 증가율이다.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오송 생명과학단지 기반의 기업들이 대형 투자를 이끈 영향이다.

하지만 투자 총액을 보면 비수도권 벤처투자액은 수도권의 3분의 1에 그친다. 중기부가 발표하는 지역별 벤처투자 동향이 신기술금융사·조합을 제외한 벤처투자회사·조합의 투자액만 합산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수도권 투자액은 압도적으로 크다.

초기 창업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엔젤투자에서도 수도권 편중이 나타나긴 마찬가지다. 엔젤투자는 벤처캐피털(VC) 투자를 받기 어려운 초기 스타트업의 기술·사업모델 고도화와 제품 제작 등에 자금을 대는 것으로, 벤처 생태계의 마중물 역할을 한다. 하지만 2024년 10월 기준 엔젤투자 누적 가입자 3만2819명 중 수도권 가입자는 70.5%에 달했다.

지역 벤처·스타트업은 인구감소 등으로 인해 사업모델이나 시장성의 한계를 가진 경우가 적지 않다. 개발자와 연구자 등 인재 수급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 여기다 투자사와 심사역, 교육, 멘토링 각 종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돼 투자자를 만나고 사업을 검증할 기회가 어렵다. 기술을 매출로 바꿀 수요와 협력망을 찾는 데에 애를 먹다보니 제품 개발에 투입할 시간과 자원은 그만큼 줄고, 이는 다시 투자 유치 난항으로 이어진다.

김민지 브이드림 대표도 이런 어려움을 겪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부의장이자 동남권협의회장이었던 김 대표는 한 국회토론회에서 "본사는 부산에 있지만 후속 투자 유치를 위한 액셀러레이팅 받기 위해 매주 판교에 가고, 교육과 시장 확장을 위해 서울에 지사를 둘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5극3특'과 지역인재 양성 등 균형 발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술과 인재가 지역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생태계가 대학 창업의 수도권 쏠림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창업보육 업계 관계자는 "청년 고용시장 침체와 '모두의 창업' 플랫폼 가동으로 창업에 대한 관심은 부쩍 커졌지만 지역에선 노하우 공유와 지원, 투자와 같은 창업생태계는 굉장히 부족하다. 투자심사역도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 있다"며 "대학생 창업은 비즈니스모델이 단순한데, 생태계마저 부족하니 성공으로 이어질 확률이 더 낮다"고 지적했다.

벤처투자의 수도권 쏠림은 청년 일자리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중기부가 최근 3년간 벤처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의 고용 변화를 분석한 결과, 투자 유치 이후 고용은 11% 이상 증가했다. 증가한 고용 중 청년 고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였다. 지역 창업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기업 성장뿐 아니라 청년 일자리 확대에도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대표는 "미국에서도 오픈AI와 앤스로픽 등 AI기업은 샌프란시스코에 집중돼 있다. 지역 특성에 맞게, 벤처·스타트업 생태계가 밀집해 조성될 수 있도록 전략과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투자자와 학교, 창업자의 연결성을 키우고,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이 구심점이 될 수 있게 역할을 강화하는 등의 보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2027 테크 퀘스트'가 대한민국 AI의 미래를 엽니다
  • '강경파' 반발에도⋯李대통령,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 재가
  • 지수는 버티는데 돈이 안 돈다…거래대금 반토막·증시자금도 ‘멈춤’
  • 현대차, 뉴욕서 5세대 투싼 공개…무뇨스 사장 “역대 모든 투싼 중 최고”
  • 앤스로픽, 11월 중순 상장 추진⋯오픈AI 제치고 IPO 선점하나 [마켓핫]
  • 청장없이 개문발차…중수청, 오늘 오전 개청식
  • 균형 발전 더딘 창업·투자 생태계… “창업하려면 결국 수도권” [청년 창업 훈풍의 민낯]
  • “2030년 10조 시장 잡아라”…패션업계 새 먹거리로 떠오른 ‘리커머스’[두 번째 가격표]
  • 오늘의 상승종목

  • 10.0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5,471,000
    • +1.48%
    • 이더리움
    • 3,682,000
    • +0.74%
    • 비트코인 캐시
    • 421,700
    • +1.13%
    • 리플
    • 2,034
    • +0.49%
    • 솔라나
    • 161,300
    • +0.37%
    • 에이다
    • 335
    • -0.3%
    • 트론
    • 456
    • -0.65%
    • 스텔라루멘
    • 299
    • -3.24%
    • 비트코인에스브이
    • 26,750
    • -1.15%
    • 체인링크
    • 19,550
    • -0.05%
    • 샌드박스
    • 61.2
    • +2.82%
* 24시간 변동률 기준

Web3 레이더

  • 주목 펀딩
    • 1 Ripple $500M
    • 2 World OTC $52.5M
    • 3 Morpho $175M
    • 4 Digital Asset $355M
  • 인기 프로젝트
    • 1 Moonriver 인기지수 358
    • 2 Quant DeFi 인기지수 328
    • 3 Paid Tools 인기지수 306
    • 4 OpenMarket 인기지수 271
  • 토큰 언락 임박
    • HumidiFi $12.7M · 유통량 113% D-68
    • Capricorn $19.1M · 유통량 53% D-21
    • Scroll $2.5M · 유통량 51% D-20
    • DAOBase $580K · 유통량 43% D-16
Source fr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