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캉아, 이제 바다로 가자”…두 차례 유도에도 북항 수로 못 벗어났다

입력 2026-09-2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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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5척·워터펌프 동원해 외해 유도했지만 실패
수심 깊은 곳으로 숨었다 다시 시민들 앞에…10월 2일 그물 투입 검토

“부캉아, 잘 가라.”

▲북항 친수공원에서 워터펌프를 동원해 부캉이를 유도하고 있다. (서영인기자 @hihiro)
▲북항 친수공원에서 워터펌프를 동원해 부캉이를 유도하고 있다. (서영인기자 @hihiro)

29일 부산 동구 북항친수공원 수로. 열흘 넘게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무태상어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한 작업이 두 차례 진행됐지만 결국 실패했다.

부산해양경찰서와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구조정 등 선박 5척을 투입해 부캉이의 외해 이동을 유도했다. 하지만 부캉이는 끝내 수로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았다.

오후 2시 30분부터 진행된 2차 작업은 약 50분 뒤인 오후 3시 20분께 종료됐다.

해경과 소방은 구조정에 설치된 소방펌프로 부캉이가 있는 수면에 물을 뿌려 물살을 만드는 방식으로 외해 방향 이동을 유도했다.

하지만 부캉이의 위치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구조정들이 부캉이를 찾지 못해 한동안 떨어진 곳에서 물을 뿌리기도 했다. 이후 위치가 확인되면서 선박들이 부캉이 주변으로 접근했고, 한때 외해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그러나 부캉이는 수심이 깊은 곳으로 들어가 모습을 감췄다. 잠시 뒤에는 다시 시민들이 모여 있는 수로 쪽에 나타났다.

현장을 지켜보던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부캉이가 외해 방향으로 움직이는 듯하자 한 시민은 눈물을 흘리며 손을 흔들고 “부캉아 잘 가라”고 외쳤다.

반면 선박들이 부캉이 주변에 물을 뿌리자 “물 쏘지 마라. 애가 스트레스받는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래도 자기가 살던 바다에서 살아야 한다”며 외해 이동을 응원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부캉이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구조정이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때는 “여기 있는데 왜 저기까지 가느냐”는 시민들의 답답함도 터져 나왔다.

이날 오전 진행된 1차 유도 작업 역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외해 유도 작업 중인 부산 소방 (서영인기자 @hihro)
▲외해 유도 작업 중인 부산 소방 (서영인기자 @hihro)

당초 오전 10시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비로 높아진 수면과 너울 등의 영향으로 오전 11시 10분께 시작됐다. 구조정들은 낮 12시 10분께까지 약 한 시간 동안 수로를 오가며 물을 뿌렸다.

문제는 물살이 부캉이가 있는 수심 깊은 곳까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구조정에 설치된 소방펌프는 분당 600ℓ 이상의 물을 뿜어낼 수 있지만 소방용 장비인 만큼 물살이 수면 아래 깊은 곳까지 미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부캉이는 물살을 피해 깊은 곳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반복했다.

관계기관은 당분간 같은 방식의 외해 유도 작업을 추가로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국립수산과학원이 제작 중인 그물을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물은 다음 달 2일 오전 납품될 예정이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수로 양쪽에서 인력이 그물을 잡고 선박을 함께 투입해 부캉이의 퇴로를 단계적으로 좁힌 뒤 외해 방향으로 이동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인 작업 일정과 방법은 관계기관 회의를 거쳐 확정된다.

부캉이는 지난 18일 북항친수공원 수로에서 처음 발견됐다. 당시에도 해경과 소방이 외해 유도에 나섰지만, 국립수산과학원이 부캉이가 공격성을 보일 가능성 등을 고려해 작업 중단을 권고하면서 철수했다. 이후 부캉이는 12일째 수로에 머물고 있다.

그 사이 부캉이는 북항친수공원의 뜻밖의 명물이 됐다.

부산시설공단 집계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28일까지 북항친수공원을 찾은 방문객은 61만6800명에 달했다.

시민들에게는 특별한 볼거리가 됐지만, 부캉이에게는 인공 수로가 익숙한 서식 공간이라고 보기 어렵다. 부산시도 부캉이의 자연 해역 복귀를 목표로 단계적인 구조·방류 방안을 마련해 왔다.

두 차례의 유도 작업이 실패하면서 이제 선택지는 그물이다.

사람들에게는 ‘부캉이와의 작별’이지만, 관계기관에는 야생동물을 안전하게 자연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구조 작업이다.

부캉이가 이번에는 스스로 수로를 빠져나갈 수 있을지, 아니면 그물까지 동원해야 할지는 10월 2일 이후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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