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국제디자인 70% ‘대기업 3강’에 쏠렸다…美ㆍ中ㆍ日보다 높은 집중도 [K브랜드의 방패 ③]

입력 2026-09-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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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ㆍLGㆍ현대차, 해외 디자인 권리 확보 주도
중소기업은 인력ㆍ예산 부족에 권리 확보 한계

▲(AI 이미지 편집)
▲(AI 이미지 편집)
한국의 헤이그 국제디자인 출원이 일부 대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3개 출원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로 미국·중국·일본을 크게 웃돌았다. 글로벌 제조기업들이 디자인을 핵심 자산으로 관리하며 해외 권리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중소·중견기업은 전문인력과 정보 부족으로 디자인 보호를 뒤로 미루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28일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의 ‘헤이그 연례보고서 2026’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헤이그 국제출원에 포함된 디자인 수 가운데 상위 3개 출원인의 비중은 69.8%였다. 미국(32.3%)의 두 배를 넘었으며 중국(26.1%), 독일(17.8%), 일본(16.1%)보다 높았다. 주요 10개 출원국 가운데서는 네덜란드(73.3%)에 이어 두 번째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가 상위 3개 출원인으로 꼽혔다. 출원 기준 집중도와 별도로 집계한 지난해 공개 국제등록의 디자인 수 순위에서 삼성전자는 525개로 세계 5위, LG전자는 347개로 7위, 현대자동차는 134개로 19위에 각각 올랐다.

대기업의 높은 활용도에는 산업 특성과 해외 사업 규모가 영향을 미쳤다. 전자·가전·자동차는 제품 외관뿐 아니라 부품과 화면 등에서도 다양한 디자인 자산이 발생한다. 여러 국가에 제품을 출시하는 기업일수록 해외 디자인권을 체계적으로 확보할 필요성이 크다.

신상은 남아이피그룹 특허법인(유) 변호사·변리사는 이와 관련해 “글로벌 대기업이 헤이그 제도를 적극 활용할 유인이 크고 한국의 산업구조가 높은 출원인 집중도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제품 개발과 생산, 유통, 마케팅에 자원을 우선 투입하다 보니 해외 디자인권 확보가 출시 이후로 밀리기 쉬운 측면도 있다. 어떤 디자인을 어느 국가에서 보호해야 할지 판단하고 관리할 인력도 부족하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 워싱턴 D.C. IP센터는 본지에 “대기업과 비교하면 중소·중견기업은 전담 인력과 예산이 제한적이어서 해외 디자인권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가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국가별 제도 차이를 파악하고 선행조사부터 출원ㆍ유지ㆍ분쟁 대응까지 관리하는 데 필요한 전문성과 비용을 내부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디자인권을 별도로 확보해야 한다는 인식 자체가 부족한 점도 걸림돌로 꼽혔다. 서일효 특허법인 비엘티 변리사는 “특허·상표는 챙겨도 디자인은 별도 권리라는 인식이 약하다”며 “디자인권은 권리범위가 좁고 약하다는 인식이 퍼져 있어 해외까지 비용을 들일 가치가 있는지 회의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출원비용 지원과 함께 기업별 해외 진출 계획에 맞춘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 변리사는 “비용 지원 제도는 이미 있지만 무엇을 어느 나라에 출원할지 판단하지 못한 기업에는 쓰이지 않는다”며 “우선권 기간 내에 국가 선정과 권리 범위를 설계해 주는 컨설팅이 선행돼야 비용 지원도 실효를 갖는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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