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비 규제 대폭 완화⋯현대차그룹, 美 전동화 전략 급반전 [미래차 전략 재편]

입력 2026-09-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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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행정부, 새 자동차 연비 기준 승인 발표
EV 판매 확대 규제 부담 완화 전망
HEV·EREV 등 판매·생산 조정 여지 커져
전동화 투자 지속…현지 업체 경쟁은 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강화한 자동차 연비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사업 전략에도 변화 가능성이 커졌다. 전기차(EV) 전환을 압박해온 규제 강도가 낮아진 만큼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차(HEV)와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에 힘을 싣는 전략을 한층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게 됐다.

28일 완성차업계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새로운 자동차 연비 기준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12월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안은 2031년식 차량의 기업평균연비제(CAFE) 기준을 갤런당 50.4마일에서 34.5마일로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기업평균연비제는 완성차 업체가 판매하는 차량의 평균 연비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제도다. 규제가 완화되면 미국에서 EV 판매 비중을 빠르게 확대해야 했던 완성차 업체들의 연비 기준 충족 부담도 낮아질 전망이다.

현대차·기아로서는 미국에서 파워트레인별 판매 비중을 조정할 여지가 커질 수 있다. EV 판매 확대에 대한 규제상 부담이 낮아지는 만큼 투싼과 싼타페, 스포티지 등 HEV를 활용해 시장 수요에 맞춰 판매 비중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미국에서 HEV와 EREV를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는 앞서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까지 북미 HEV 라인업을 10종 이상으로 늘리고 전체 판매에서 HEV 비중을 5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EREV도 미국에 투입한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싼타페 EREV를 출시해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제네시스 GV80 하이브리드와 기아 셀토스 하이브리드도 미국 시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확보한 레저용차량(RV) 판매 기반도 탄탄하다. 1994년부터 지난달까지 미국 RV 누적 판매량은 1506만7646대로 1500만대를 넘어섰다. 미국 전체 판매에서 RV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이후 매년 7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미국에 집행한 대규모 전동화 투자는 부담 요인이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와 배터리 생산시설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왔다. 미국의 EV 수요 증가세가 예상보다 둔화할 경우 해당 생산시설의 가동률과 투자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과제가 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지 생산 차종을 다변화하고 있다. 올해 6월 HMGMA에서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생산을 시작했다. HMGMA에서 생산하는 첫 HEV로, 아이오닉5·아이오닉9 등 EV와 함께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는 북미 생산능력을 2030년까지 50만 대 추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연비 규제 완화는 미국 완성차 업체에도 내연기관 차량을 유지할 여력을 키우는 요인이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스텔란티스 등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픽업트럭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역시 미국 판매에서 RV 비중이 70%를 웃도는 만큼 이들 업체와의 SUV 시장 경쟁이 주요 변수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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