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어묵을 먹는 법 뿐 아니라 바라보는 법을 바꾼다"…삼진어묵의 브랜드 카테고리 재정의

입력 2026-09-2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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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묵에서 수산단백질로…건강·러닝·부산 라이프스타일 연결
‘THE WAVE 광안’ 첫 라이프스타일 프로그램…제품 아닌 소비자의 일상에 브랜드를 심는다

▲'THE WAVE'광안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삼진어묵)
▲'THE WAVE'광안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삼진어묵)

해운대에서 출발한 러너들이 광안리를 향해 달렸다.

지난 20일 오전 7시. 러닝 스페셜티 스토어 레이스먼트 해운대점을 출발한 참가자들은 해안선을 따라 광안리까지 달렸다. 목적지는 삼진어묵의 ‘THE WAVE 광안’.

러닝을 마친 참가자들은 매장에 들어가 제품을 경험했고, 현장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을 SNS에 공유했다.

장면만 보면 다소 낯설다.

러닝과 어묵.

하지만 삼진어묵이 이번 프로그램을 바라보는 시선은 단순한 이색 협업과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질문은 그 반대편에 있다. 어묵은 꼭 어묵으로만 소비돼야 하는가.

삼진어묵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꺼내든 답은 명확하다.

어묵 → 수산단백질 → 건강 → 러닝 → 라이프스타일

익숙한 식품의 카테고리를 한 단계씩 확장하는 방식이다.

"어묵을 먹는 방식보다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겠다"

추석연휴, 박용준 삼진식품 대표에게 이번 러닝 프로그램의 의미를 물었다.

답변은 짧았지만 이번 프로젝트의 방향을 사실상 압축하고 있었다.

“어묵을 먹는 방식만 바꾸는 게 아니라, 어묵을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싶습니다. 수산단백질과 건강, 러닝, 그리고 부산의 라이프스타일을 연결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시작입니다.”

핵심은 ‘러닝’이 아니다.

어묵이라는 제품을 둘러싼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어묵은 간식이나 반찬, 길거리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제품의 쓰임도 대체로 그 범주 안에 머물렀다.

삼진어묵은 여기서 시선을 돌린다.

생선살을 주원료로 하는 어묵을 ‘수산단백질’이라는 관점에서 다시 바라보고, 이를 건강한 식생활과 연결한다.

여기에 러닝이라는 생활 습관을 얹는다.

그리고 그 무대가 부산이다.

광안리라는 공간과 바다, 러닝, 식품을 하나의 브랜드 경험으로 묶는 것이다.

제품을 바꾸기 전에 ‘카테고리’를 바꾼다

식품기업의 브랜드 확장은 흔히 신제품에서 시작한다.

새로운 맛을 내고, 포장을 바꾸고, 새로운 제품군을 만든다.

삼진어묵의 접근은 조금 다르다. 제품의 카테고리부터 다시 정의하려는 것이다.

‘어묵’이라고 부르면 소비자가 떠올리는 사용 장면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수산단백질’이라고 정의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건강식품이 될 수도 있고, 간편한 단백질 식품이 될 수도 있다. 운동과 결합할 수도 있고, 일상적인 식생활 속에서 새로운 소비 장면을 만들 수도 있다.

물론 이것이 곧바로 시장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카테고리를 새롭게 정의한다고 소비자의 인식이 즉시 바뀌는 것도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새로운 정의를 실제 제품과 경험으로 얼마나 일관되게 구현하느냐다.

삼진어묵이 러닝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THE WAVE 광안’은 매장이 아니라 실험장

이번 프로그램에서 눈여겨볼 곳은 오히려 러닝 코스의 종착점이다.

‘THE WAVE 광안’이다.

삼진어묵은 이 공간을 단순한 제품 판매점으로 두지 않고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공간으로 확장하려 하고 있다.

▲'THE WAVE'광안 참가자들이 광안대교를 보며 러닝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진어묵)
▲'THE WAVE'광안 참가자들이 광안대교를 보며 러닝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진어묵)

이번 러닝 프로그램은 그 첫 시도다.

해운대에서 출발해 광안리까지 달리고, 바다를 즐기고, 매장에 들어와 제품을 경험한다.

그리고 SNS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다시 공유한다.

매장 방문 자체가 콘텐츠가 되는 구조다. 소비자가 제품을 사기 위해 매장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경험을 하기 위해 매장을 찾고 그 과정에서 제품을 만나는 방식이다.

이 차이는 작아 보이지만 브랜드 전략에서는 크다.

제품 중심의 소비에서는 ‘무엇을 살 것인가’가 먼저다.

경험 중심의 소비에서는 ‘어디서 무엇을 할 것인가’가 먼저다.

삼진어묵은 후자의 영역으로 발을 내딛고 있다.

부산이라는 지역성까지 브랜드 자산으로

여기에 부산이라는 지역성이 더해진다. 삼진어묵은 부산을 대표하는 장수 식품 브랜드다.

그렇다면 부산에서만 가능한 브랜드 경험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광안리의 바다와 러닝 문화, 지역의 관광 콘텐츠, 수산식품이라는 브랜드의 뿌리를 하나의 경험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서울의 어느 상권에서 똑같은 행사를 복제하는 것과는 의미가 다르다.

부산에서 태어난 어묵 브랜드가 부산의 바다와 부산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브랜드 콘텐츠로 활용하는 것.

삼진어묵이 말하는 ‘부산의 라이프스타일’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결국 승부는 ‘어묵 이후’에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두고 ‘어묵과 러닝의 이색 협업’이라고만 보면 핵심을 놓치게 된다.

삼진어묵이 실제로 바꾸려는 것은 러닝 프로그램 하나가 아니라 어묵이라는 제품을 바라보는 소비자의 프레임이기 때문이다.

어묵을 수산단백질로 정의하고, 수산단백질을 건강으로 연결하고, 건강을 러닝과 같은 라이프스타일로 확장한다.

그 끝에는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가 있다.

그리고 브랜드의 최종 목적지는 결국 소비자의 일상이다.

삼진어묵은 앞으로도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과 시즌별 프로그램 등을 통해 ‘THE WAVE 광안’을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내는 공간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어묵은 건강한 수산단백질 식품’이라는 새로운 인식이 소비자에게 실제로 자리 잡을 수 있느냐.

그리고 그 인식이 단순한 캠페인을 넘어 제품 구매와 새로운 시장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박용준 대표가 말한 “어묵을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바꾸겠다”는 선언은 그래서 단순한 브랜드 문구가 아니다.

익숙한 제품에 새로운 카테고리를 입히고, 그 카테고리에 새로운 생활을 연결하는 것.

삼진어묵이 광안리에서 시작한 것은 러닝 프로그램 하나가 아니라 ‘어묵 이후’를 찾는 브랜드 실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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