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착용·외모 식별돼야 제재"…金 "형식적 심의 보완해야"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가 아동·청소년 폭력 영상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90건에 가까운 영상을 제재했지만, 미성년자 여부를 교복 착용 여부나 외모를 중심으로 판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상 제목에 '중3', '10대' 등이 포함된 폭력물도 심의망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방미심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미심위는 7월 22일부터 8월 14일까지 아동·청소년 대상 폭력 영상 등 잔혹·혐오 정보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방미심위가 시정요구를 의결한 아동·청소년 폭력 정보는 모두 87건이었다. 플랫폼별로는 엑스(X·옛 트위터)가 25건으로 가장 많았고, 디시인사이드(21건), 에펨코리아(17건) 등이 뒤를 이었다.
방미심위는 해당 영상들이 가학적인 폭력 행위를 여과 없이 보여줘 피해자의 고통을 가중하고 청소년의 모방 행동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모니터링 과정에서 미성년자를 판별하는 기준이 지나치게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방미심위는 '교복을 착용하거나 외모상 미성년자로 명확하게 식별되는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등장하는 폭력 영상'을 관련 모니터링 대상으로 삼았다.

영상 제목이나 설명에 등장인물이 미성년자라고 적혀 있더라도 교복을 입지 않았거나 외모만으로 나이를 판단하기 어려우면 심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방미심위의 관련 모니터링 이후에도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는 '중3 대 고3', '10대들 패싸움' 등의 제목을 단 폭력 영상이 유통됐다. 규칙이나 보호장구 없이 싸우는 방식을 뜻하는 은어인 '야차룰' 콘텐츠도 별다른 제약 없이 확산하고 있다는 게 김 의원 측의 지적이다.
방미심위는 김 의원실의 관련 질의에 "교복을 착용하거나 외모상 미성년자로 명확하게 식별되는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등장하는 폭력 영상을 모니터링 대상으로 삼았다"며 "콘텐츠를 심의하는 기관으로서 '야차룰' 적용 여부나 폭행 피해자의 성인 여부를 단정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청소년의 유해 영상 노출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지난해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청소년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36.1%가 유해 영상물을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폭력적인 내용을 접한 비율은 29.2%였다.
김 의원은 "'중3', '고3', '10대'라고 써놓고 폭력을 콘텐츠로 소비하고 있는데 교복 유무를 기준으로 제대로 된 심의가 될 수 있겠나"라며 "청소년 폭력 콘텐츠가 더 확산하지 않도록 영상 제목과 설명, 채널 정보까지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실효성 있는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