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상승기엔 ‘트래블카드 선충전’-하락기엔 ‘신용카드 결제’가 정석
공항 현장 환전 수수료 4% 육박⋯모바일 분할 환전·DCC 차단 필수
추석부터 10월 개천절·한글날로 이어지는 연휴 시즌을 맞아 해외 여행객의 발길이 분주한 가운데 환전 부담을 가를 외환시장 변동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7~8월 가파르게 떨어졌던 달러화와 엔화가 9월 들어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차별화와 안전자산 선호 심리 속에 반등세를 탄 여파다. 출국을 앞두고 환전 타이밍과 결제 수단을 둘러싼 눈치싸움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24일 서울 외환시장 등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기조 재평가와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1350~1370원 안팎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두 달여 전인 7월 초만 하더라도 1500원 중후반에 머무르던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이달 중순 1330원대까지 하락한 뒤 다시 일부 반등세를 보이는 흐름이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지정학적 불안과 대외 변수들이 잇따르며 변동성이 한층 확대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기조 심화에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 속도조절론, 미·중 정상회담과 중동 사태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돼 등락 폭을 키울 수 있다는 시각이다.
소재용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주 원·달러 환율 예상 레인지는 1375~1405원"이라며 "원화 환율 방향이 추세적으로 전환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한 방향으로만 갈 것이라는 믿음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가을 연휴 여행객이 대거 몰리는 일본 엔화 역시 '역대급 엔저'의 막바지 흐름을 통과하고 있다. 23일 기준 100엔당 원·엔 재정환율은 863원 안팎이다. 일본은행(BOJ)이 지난주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추가 인상 가능성을 꾸준히 시사했다. 그러나 추가 인상 속도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던스가 제시되지 않으면서 엔화 약세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최지욱 스테이트스트리트 상무는 연말 엔·달러 환율에 대해 "120~130엔(8월 평균 158엔) 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유로화도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상대적 약세다. 올해 7월까지 월 평균 1700원대를 유지하던 원·유로 재정환율은 이달 중순 이후 1540~1550원대로 빠르게 내려앉았다. 글로벌 달러화 반등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 완화적 스탠스가 맞물리면서 하방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극심한 환율 변동기 환전 전략은 환율 방향성에 따라 엇갈린다. 우선 환율 상승기(원화 약세)에는 결제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 트래블카드에 여행 경비의 70~80%를 미리 충전해 두고 숙소도 예약 단계에서 '지금 결제'로 묶어두는 것이 유리하다. 출국 1~2주 전 환율 조정일마다 2~3회에 걸쳐 분할 매수해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헤지 전략이 효과적이다.
반면 환율 하락기(원화 강세)에는 결제 시점을 최대한 늦추는 '신용카드 후결제'가 정석이다. 결제일이 아닌 2~4영업일 뒤 전표 매입 시점의 더 낮아진 환율이 적용되는 '후청구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숙소 역시 '현지 결제'를 택하고, 비상용 현찰(약 20%) 외 잔여 경비는 트래블카드를 통해 현지에서 실시간 소액 충전해 쓰는 편이 안전하다.
이밖에 공항 현장 환전소는 직접 환전 시 수수료율이 4%를 웃도는 만큼 반드시 모바일 앱 사전 신청을 거쳐 수령하고, 트래블카드 등에 남은 외화를 원화로 재환전할 때 약 1%의 환급 수수료가 차감되므로 귀국 전 잔액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이벤트가 맞물리며 일방적인 원화 강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국면"이라며 "출국 직전 공항 환전 창구로 직행하기보다는 환율 알림 서비스를 걸어두고 분할 환전과 트래블카드를 병행하는 것이 연휴기간 여행 경비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