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사도 투자자도 금리 상승 공포… 시장 급랭 [계륵된 회사채]①

입력 2026-09-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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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기 AA-등급 채권 4.7% 돌파
기업들, 이자 부담에 자금조달 축소
투자자, 평가손실 우려해 투자 망설여
저신용 회사채 수요예측 냉기
"금리 하락 확인 전까지 차별화 지속”

회사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채권을 발행하려는 기업(발행사)이나 투자자 모두 채권 발행과 투자를 모두 주저하는 분위기다. 높은 이자 부담에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미루거나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를 상환하는 추세다. 투자자들은 금리가 계속 오를 경우 보유 채권에서 평가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와 채권시장에 따르면 AA-등급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4.7%대를 형성 중이다. 15일 4.750%를 기록해 2023년 11월 이후 2년10개월만에 4.7%대로 올라선 이래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국고채 3년물과의 금리차(스프레드)도 60bp(1bp=0.01%p)대 중후반을 기록 중이다. 50bp 초반대를 보였던 연초와 견줘보면 15bp가량 확대된 셈이다.

금리가 오르면 기존 보유채권 가격은 떨어진다. 주로 만기 5년 이상의 장기채 투자 기관들은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평가손실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기관 투자자들은 가중평균만기(듀레이션)를 늘리기보다는 만기가 상대적으로 짧은 단기물에 투자하거나 만기 도래 채권을 짧은 만기로 굴리는 전략을 택한다. 고유가와 국내외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또, 분기 말까지 겹쳐 머니마켓펀드(MMF) 자금 유출 가능성까지 우려하는 모습이다.

기업들 부담은 더 크다. 코스콤에 따르면 9월과 10월 만기가 돌아오는 무보증 회사채 규모는 각각 9조5831억원과 7조7839억원으로 두 달간 17조3670억원에 달한다. 회사채 발행액은 금리 상승으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기업들은 올해 1월과 3월 12조원대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8월에는 4조50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발행 물량이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2024~2025년 저금리 때 조달한 기업은 차환 과정에서 이자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 실제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회사채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8월까지 9개월째 순상환을 이어갔다. 기업들은 대신에 만기 1년 미만의 CP·단기사채 순발행 규모는 2개월 연속 4조원 이상 늘었다. 올 들어 8월까지 은행 기업대출 규모도 월평균 8조4000억원씩 증가했다.

신용도가 높은 우량 회사채까지 외면받는 것은 아니다. AA-등급인 SK지오센트릭은 최근 2년물과 3년물 수요예측에서 모집예정액 700억원의 두 배인 1400억원 주문을 확보했다. 민간채권평가사 평균금리보다 25bp, 40bp 높은 수준에서 금리가 형성되긴 했지만, 신용도가 탄탄한 기업에는 절대금리를 노린 대기 수요가 있다는 의미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가 회사채를 사지 않는 게 아니라 발행하려는 기업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우량물은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하고 있지만 중앙일보와 JTBC 사태 이후 BBB급 등 저신용등급에서는 미매각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과 산업별 양극화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분위기가 바뀌려면 시장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승재 iM증권 연구원도 “회사채는 수요 부족보다 공급 부족에 가깝다”며 “다만 상반기 하위등급에서 크레딧 이벤트가 잇따른 만큼 투자자의 선별 기조는 강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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