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산하 위원회 절반 이상 '대면 회의 제로'… 국가적 중대사도 서류 심사로 땜질

독도 영유권 관리와 어업 재해 대책 등 국가적 중대 현안을 다루는 해양수산부 소관 정부위원회 상당수가 수년 동안 단 한 번의 대면 회의도 열지 않은 채 서류 심사로만 안건을 처리해 온 것으로 드러나 부실 운영 논란이 일고 있다.
국가적 중대 현안을 다루는 주요 위원회들이 대면 논의 없이 형식적인 서류 절차로만 운영되면서, 본래의 정책 심의 기능이 무력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포항 남·울릉)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해수부 소관 16개 위원회 중 무려 56.3%에 해당하는 9곳이 대면 회의를 개최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들 중 7곳은 서면 심의로만 안건을 처리했고, 나머지 2곳은 아예 회의 개최 실적조차 전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최근 5년간(2022년~2026년 8월) 단 한 차례의 대면 회의도 열지 않은 위원회는 △독도지속가능이용위원회 △어업재해대책심의위원회 △어업인등지원위원회 △해양수산발전위원회 △중앙수산업·어촌정책심의회 등 총 5곳에 이른다.
이들 위원회는 이 기간 동안 총 66차례의 서면 회의를 통해 107개의 안건을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서면 심의에 참여한 민간위원들에게 지급된 수당만 총 5,945만 원에 달했다. 위원회별 수당 지급액은 중앙수산업·어촌정책심의회(2,730만 원), 어업인등지원위원회(1,325만 원), 독도지속가능이용위원회(850만 원), 해양수산발전위원회(780만 원), 어업재해대책심의위원회(260만 원) 순으로 집계됐다.
다루는 사안의 무게감에 비해 운영 방식은 지나치게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독도지속가능이용위원회는 독도 관련 5개년 기본계획과 연도별 시행계를 심의하는 핵심 기구임에도, 올해 제5차 기본계획과 2026년도 시행계획을 모두 서면으로 처리했다.
또한 어민들의 생계와 직결되는 어업재해대책심의위원회와 자유무역협정(FTA) 피해 어업인 지원을 다루는 어업인등지원위원회 역시 각각 13차례와 12차례의 회의를 모두 서면으로만 진행했다.
해수부 측은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하거나 논쟁의 여지가 적은 안건의 경우 업무 효율성을 위해 서면 회의를 택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현행 ‘행정기관위원회법’은 안건이 경미하거나 긴급한 경우 등 예외적 사유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대면 출석 회의를 열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상휘 의원은 "독도 영유권 수호와 어업인 생계가 걸린 국가적 중대사를 효율성이라는 핑계로 5년 동안 대면 소통 없이 처리한 것은 명백한 행정 편의주의"라며, "서류만 오간 100여 건의 안건 심사 과정에서 위원회가 과연 실효성 있는 검증 기능을 수행했는지 심각한 의문이 든다"고 질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