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가 보낸 재제청 요청 문서에 구체적인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조 대법원장은 22일 입장문을 내고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 문서로써 한다”며 “이번 재제청 요청 관련 문서로는 지난달 28일자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이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기에는 재제청을 요청하는 구체적인 사유와 그 헌법적 근거가 적혀 있지 않다”며 “달리 재제청 요청을 정당화할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달 28일 조 대법원장이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다른 후보자를 재제청해달라고 요구했다. 손 부장판사 제청이 “실질적 협의 없는 일방적인 서면 제청”이라는 이유에서다.
통상 대법관 인선은 대법원장과 대통령이 사전 협의를 거쳐 후보자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뒤 제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 그러나 1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노 전 대법관 후임 후보 4명을 추천한 이후 양측이 최종 후보를 놓고 접점을 찾지 못했고,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공백이 길어지자 지난달 18일 손 부장판사를 제청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후 한 달 가까이 재제청 요구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과 김성수 신임 대법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만났지만 대법관 제청 문제는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법관이 3월 퇴임한 뒤 후임 공백은 200일을 넘긴 상태다. 조 대법원장이 재제청 요구를 거부하면서 손 부장판사 임명동의안 제출을 둘러싼 청와대와 대법원의 갈등도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