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 뚫을 ‘징검다리’…현대차, 美서 EREV 승부수 [현대차 북미 드라이브]

입력 2026-09-2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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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 절반 이하 배터리로 600마일 이상 주행
충전 부담 낮추고 전기차 주행감은 그대로
美 완성차도 장거리 전동화 경쟁 본격화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현대자동차가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를 출시하는 것은 북미 전동화 전략의 새로운 축을 세우기 위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순수 전기차보다 배터리 부담을 낮추면서도 긴 주행거리와 전기차의 주행 특성을 동시에 확보해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장거리 이동이 많고 지역별 충전 인프라 격차가 큰 미국 시장에 우선적으로 EREV를 출시해 전기차 대중화까지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2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첫 EREV 모델인 싼타페 EREV를 북미 시장에 출시한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싼타페에 EREV를 적용하는 동시에 제네시스 브랜드도 EREV 라인업을 확대한다.

EREV는 전기모터로 바퀴를 굴린다는 점에서는 전기차와 같지만 배터리 전력이 부족할 때 내연기관 엔진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엔진이 직접 차량을 구동하는 일반적인 하이브리드차량(HEV)과 달리 엔진은 발전 역할을 맡는다. 전기차 특유의 주행감을 유지하면서 충전을 위해 자주 멈춰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구조다.

현대차가 EREV에 주목한 배경에는 미국 전기차 시장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초기 전기차 시장을 이끌었던 수요층을 넘어 일반 소비자로 시장을 넓히는 과정에서 차량 가격과 충전 편의성, 주행거리 등이 구매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부상했다. 미국 정부의 전기차 지원 정책 변화까지 겹치면서 현지 완성차 업체들도 순수 전기차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하이브리드차 등으로 전동화 전략을 다변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 틈을 EREV로 공략한다. 싼타페 EREV의 목표 총 주행거리는 600마일(약 965㎞) 이상이며 제네시스 EREV는 1000㎞ 이상 주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김창환 현대차 부사장은 지난달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EREV는 저희가 잘하고 있는 엔진 기술과 전동화 기술, 배터리 기술을 모두 망라했을 때 가장 빠르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차종”이라고 했다.

현대차는 장기간 축적한 설계 역량을 바탕으로 EREV에 적용할 배터리 셀도 자체 개발했다. 기존 하이니켈 배터리보다 출력 성능을 2배 이상 높이고 충전 시간은 40% 단축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EREV에는 일반 전기차의 절반 이하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하면서도 동등한 수준의 배터리 성능과 전기차 주행 감성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EREV 모델로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경쟁할 전망이다. 스텔란티스는 램 브랜드를 통해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전동화 픽업을 준비하고 있다. 순수 전기차만으로 미국 소비자가 요구하는 주행거리와 견인 성능 등을 충족하기보다 엔진과 전기 구동계를 결합해 실사용 편의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폭스바겐그룹 산하 스카우트 역시 전기차와 함께 가솔린 발전기를 활용해 주행거리를 늘리는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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