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 일 앞둔 디지털자산 과세, 인프라 재점검해야” 한 목소리

입력 2026-09-2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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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 정책간담회 개최
현장 제도 집행 준비 점검 필요성에 공감
국내 거래시장 위축, 해외 자금 유출 가능성 우려
“공정∙정확한 과세 제도, 시스템 준비 등 꼼꼼히 살펴봐야”

▲국민의힘은 21일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을 주제로 정책간담회를 열고 가상자산 과세 제도의 준비 상황과 제도 개선 방향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국민의힘은 21일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을 주제로 정책간담회를 열고 가상자산 과세 제도의 준비 상황과 제도 개선 방향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2027년 1월 1일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행을 앞두고 현행 과세 체계로는 예정대로 시행하기 어렵다며 관련 인프라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해외 거래소∙개인지갑을 거친 가상자산의 취득가액 산정부터 스테이킹, 탈중앙화금융(디파이) 등 새로운 거래 유형의 과세 기준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남았다 이유에서다. 블록체인∙가상자산업계는 특히 2단계 입법안인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논의조차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과세를 시행할 경우 국내 거래 시장 위축은 물론 해외로 자금 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다.

디지털자산 과세, 세 차례 유예∙∙∙시스템 미비 여전

▲국민의힘은 21일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을 주제로 정책간담회를 열고 가상자산 과세 제도의 준비 상황과 제도 개선 방향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국민의힘은 21일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을 주제로 정책간담회를 열고 가상자산 과세 제도의 준비 상황과 제도 개선 방향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국민의힘은 21일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을 주제로 정책간담회를 열고 가상자산 과세 제도의 준비 상황과 제도 개선 방향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참석자들은 내년 과세 시행을 100여 일 앞두고 실제 현장에서 제도를 집행할 준비가 충분히 이뤄졌는지 점검할 필요성을 공감했다.

먼저 정점식 원내대표는 “과세 시행을 불과 몇 달 앞둔 지금, 디지털자산에 공정하고 정확하게 과세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이 충분이 준비돼 있는지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을 거친 거래는 취득가액과 거래 내역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점, 새로운 형태의 거래에서 발생한 소득과 손실을 어떤 기준으로 반영할지 명확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다.

특히 금융투자소득세가 이미 폐지된 상황에서 디지털자산에 대해 현행 과세 체제를 적용하는 게 자산 간 과세 형평성에 부합하는지 과세 기준 자체도 함께 들여볼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산업의 제도적 기반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과세 일정만 예정대로 추진하는 게 적절한지도 살펴볼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단순히 정해진 날짜에 맞춰 세금을 걷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예측 가능하고 공정한 기준을 마련해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집행되도록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라며 “추후 과세 시기를 포함해 어떤 부분을 다시 살펴봐야 하는지, 합리적인 과세를 위해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임이자 정책위원회 의장은 “애초 2022년 시행 예정이었던 과세가 세 차례 유예됐음에도 현장에서는 여전히 과세를 시행하기 위한 제도와 시스템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대표적인 문제로 ‘취득가액’을 꼽았다.

그는 “해외 거래소나 개인 지갑에서 국내 거래소로 들어온 가상자산은 언제 얼마에 샀는지, 얼마를 벌었는지 등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얼마에 샀는지를 알아야 얼마를 벌었는지 계산하고 세금을 매길 수 있는데, 그 기본적인 과세 자료를 확인할 체계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과세 형평성 문제도 있다. 현재 가상자산의 양도∙대여로 발생한 소득은 주식과 같은 금융투자소득이 아니라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고 있다. 가상자산 소득은 연간 250만 원을 기본공제하고 이를 초과하는 소득에 20%의 세율을 적용한다는 게 임 의장의 설명이다. 그는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됐고 국내 상장주식을 장내에서 거래하는 소액주주의 양도차익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고 상황을 전하며, “자산 간 과세 형평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충분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테이킹, 디파이 등 새로운 거래 유형과 관련해서는 “무엇을 언제, 어떤 기준으로 과세할 것인지 더욱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디지털자산의 법적 성격과 산업의 기본적인 제도적 틀을 만드는 작업과 과세 제도가 서로 맞물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와 시스템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날짜가 됐다는 이유 하나로 과세부터 시행한다면 그 혼란과 부담은 결국 투자자와 현장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투자자 보호와 산업 발전, 조세 형평성을 함께 고려한 과세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이하 닥사) 오세진 의장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입법되고 있고 2027년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목전에 둔 지금이 업계에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규제 불확실성은 사업자는 물론 투자자에게도 리스크일 수밖에 없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2단계 입법인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소득과 관련해서 오 의장은 “2020년 첫 논의 후 여러 차례의 검토와 논의를 거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며 “내년 시행을 앞둔 지금까지도 그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인 만큼, 이 제도가 신중하게 다뤄져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현재 과세 시행은 시기상조∙∙∙추가 ‘유예’ 필요”

▲(왼쪽부터)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김재진 상임부회장과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
▲(왼쪽부터)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김재진 상임부회장과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

정책간담회를 마친 뒤 국민의힘은 언론브리핑을 통해 “2022년부터 2027년에 디지털자산에 과세하겠다고는 했지만, 실질적으로 준비된 게 없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라며 “기본법 개념조차 없고 심지어 용어에 대한 개념도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세부터 하는 것은 투자자와 국민의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과세 강행에 따른 국내 시장 위축과 자금의 해외 이탈 가능성을 우려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국내 거래 위축과 자금의 해외 이탈로 세수 증대 효과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그 부담이 민간과 사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닥사 김재진 상임부회장은 과세 자체의 필요성보다는 실제 집행이 가능한 제도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며 입장을 전달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과세 제도 자체가 필요한 방향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취득가액 산정∙검증 인프라, 거주자∙비거주자 판정, 수수료 반영 체계, 해외 사업자 정보 확보의 실효성, 거래 유형별 과세 기준의 법령 반영 등의 문제가 해소돼야 공감할 수 있는 형태의 과세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내년 1월 가상자산 과세 시행보다 추가 유예가 필요하다는 게 국민의힘 측의 입장이다. 최 대변인은 과세 시행 전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민간과 사업체의 의견을 듣는 게 중요하다”며 “법안이 실제 시행됐을 때의 문제점과 대응책을 함께 논의하면서 시기상조이고 문제점이 많다면 당연히 유예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세청이 마련 중인 가상자산 과세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상황을 전했다. 최 대변인은 “국세청 자체적으로 세부사항을 준비 중이라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 상세하게 논의한 바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의견이 나오면 이를 보고 당의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지금 상황은 ‘유예’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또 내년 1월까지 디지털자산 과세와 관련해 산재한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는지 의문을 표했다. 다만, ‘유예’와 ‘폐지’ 중 어느 방향으로 당론을 정했는지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행 과세체계 전반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최 대변인은 “용어부터 실제로 해외∙국내 거주자인지, 가상자산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보는 것이 맞는지 등 제대로 명확하게 돼 있는 것이 아직 없다”며 “올해 안에 예정된 공청회를 통해 디지털자산기본법 초안 등이 제시되면 추가적인 의견 수렴에 나설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김 부회장은 당과 업계의 입장을 단순히 찬반으로 구분하기보다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의견 전달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앞으로 공청회와 국회 논의를 거쳐 과세 유예 또는 제도 변경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국민의힘 측은 “법안은 처음 만들어지기 시작하면 수정∙보완할 수 있지만, 큰 틀을 바꾸기가 어렵다”며 “국민이 바라는 방향과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살펴서 법안을 만들고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면 폐지하는 방안까지 열어놓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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