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기업들의 신모델 출시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한 번 공개한 주력 모델을 장기간 유지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성능과 기능을 빠르게 추가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기업들의 AI 개발 속도가 서비스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2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AI 모델 성능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특정 모델이 최고 성능 지위를 유지하는 기간이 점차 짧아지고 있다. 최근 구글·오픈AI·앤트로픽은 주요 모델의 제품군을 연달아 바꿨다. 구글은 이달 ‘제미나이 3.8 플래시’를 공개했다. 직전 모델인 제미나이 3.7 플래시를 선보인 지 약 3주 만이다. 7월 제미나이 3.6 플래시를 시작으로 6주 사이 플래시 계열 모델을 세 차례 내놨다. 신모델은 소프트웨어 개발과 에이전트 작업, 전문 분야의 다단계 추론 능력을 강화했다.
오픈AI는 3월 GPT-5.4, 4월 GPT-5.5를 공개했다. GPT-5.6은 6월 일부 고객에게 제한적으로 공개한 뒤 7월 일반 제공을 시작했다. 이달에는 GPT-6 아스트라를 선보였다. 약 6개월 동안 주요 모델을 네 차례 공개한 셈이다.
앤트로픽도 6월 페이블 5와 소넷 5를 내놓은 데 이어 7월 오푸스 5, 9월 페이블 5.1을 공개했다. 페이블 계열만 놓고 보면 약 3개월 만에 개선 모델이 나온 것이다. 성능과 가격대가 다른 모델을 잇달아 추가하며 제품군도 세분화하고 있다.
출시 간격이 짧아지는 동시에 신모델의 경쟁 영역도 확대됐다. 수학·추론·지식 평가 등 벤치마크 성적뿐 아니라 실제 업무를 얼마나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끝낼 수 있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작업을 계획하고 필요한 도구를 활용해 결과물까지 만드는 능력이 핵심으로 부상했다.
GPT-6 아스트라는 컴퓨터와 브라우저 활용,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 업무 수행 능력을 강화했다. 인터넷 조사와 데이터 분석, 문서·스프레드시트·발표자료 작성 등 여러 단계로 구성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사용자가 세부 과정을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필요한 도구를 선택해 작업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앤트로픽 역시 코딩과 지식 업무를 중심으로 장시간 작업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페이블 5.1은 복잡한 문제를 여러 단계로 나눠 처리하고 작업 과정에서 결과를 점검하는 기능을 개선했다. 모델 사용 비용을 낮추면서 기업 고객의 도입 부담을 줄이는 경쟁도 병행되고 있다.
이에 기업 고객의 선택 기준도 넓어지고 있다. 단순히 성능뿐 아니라 처리 속도와 비용, 장시간 작업의 안정성, 기존 업무 시스템과의 연동 여부 등의 중요성이 커져서다. IT업계 관계자는 “구독형 서비스 외에 여러 AI 모델을 섞어 사용하는데, 대부분의 AI 모델 속도가 과거보다 빨라지면서 어떤 모델이 가장 뛰어난 지를 따지기보다 업무에 따라 적합한 AI 모델을 골라 적용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