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ㆍAI 서버가 ‘보물’⋯미국의 도시광산 실험 [도시광산 전쟁 ①]

입력 2026-09-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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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6-09-20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美 도시광산 확장⋯고려아연도 가세
데이터센터 폐기물서 희토류 추출 등
블랙매스 수출 묶어 원료 유출 차단
중국 의존 위기감에 대안 모색 박차

▲미국 레드우드머티리얼즈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 전경. (사진제공 레드우드머티리얼즈)
▲미국 레드우드머티리얼즈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 전경. (사진제공 레드우드머티리얼즈)
미국이 폐배터리와 데이터센터에서 나온 전자폐기물을 핵심광물 공급원으로 활용하는 ‘도시광산(Urban Mining)’ 산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이 장악한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미 자국에 들어와 있는 배터리와 전자제품에서 리튬·니켈·희토류 등을 회수하는 순환형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대표적인 기업이 테슬라 공동창업자인 JB 스트라우벨이 2017년 설립한 레드우드머티리얼즈다. 레드우드는 폐배터리와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량품·폐기 소재에서 리튬·니켈·코발트·구리 등을 회수해 다시 배터리 소재로 공급한다. 회사에 따르면 핵심 소재 회수율은 95% 이상이다.

레드우드는 지난해 네바다 공장에서 6만t(톤)의 핵심 소재를 생산했다. 지난해 11월 가동에 들어간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은 연간 2만t의 재활용 처리 능력을 갖췄다. 미국에서 운행 중인 전기차 약 500만대에 리튬·코발트·니켈·구리·망간 등 약 225만t의 핵심광물이 들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사용한 뒤 수명이 끝나면 광물을 회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폐전자제품에서도 금속을 캐내는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독일 아우루비스(Aurubis)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에 8억달러(약 1조원)를 투자해 금속 재활용 공장을 세웠다. 폐회로기판과 구리 케이블 등 연간 최대 18만t을 처리해 ‘블리스터 동(조동)’ 7만t과 니켈·주석·귀금속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공장은 지난해 생산을 시작해 현재 단계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토랄프 하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에서 추가 프로젝트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도 뛰어들었다. 고려아연은 미국 주요 기술기업들과 데이터센터 전자폐기물에서 희토류를 추출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3월 로이터에 “2년간 희토류 추출 기술을 조용히 연구해왔다”며 “미국에서 추출·정제해 다시 공급할 경우 상당한 사업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폐배터리와 폐태양광 패널까지 원료 확보 대상을 넓히고 있다. 2027년에는 합작법인을 통해 희토류 생산시설의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초기 연간 100t 규모의 고순도 희토류 산화물 처리·생산 능력을 확보한 뒤 단계적으로 생산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테네시주 클락스빌에는 총 투자액 74억달러 규모의 핵심광물 통합 제련소를 건설하고 있으며,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상업 가동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도 폐기물을 사실상 ‘전략자원’으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지난달 27일부터 폐리튬이온 배터리를 파쇄해 만든 ‘블랙매스’와 텅스텐 폐기물·스크랩의 월간 판매량 전량을 원칙적으로 미국인 구매자에게 우선 배정하도록 했다. 수출에는 BIS의 승인이 필요하며 조치는 우선 1년간 시행된다.

배경에는 중국 의존에 대한 위기감이 있다. 미국에서는 매달 약 3만3000t의 전자폐기물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으며 상당량에 리튬 등 가치 있는 광물이 포함돼 있다. 미국 정부는 폐자원이 해외로 넘어가는 대신 자국 재활용업체의 원료가 되도록 공급망을 바꾸려 한다. 다만 미국 내 폐자원을 모두 소화할 만큼 재활용 설비가 충분하지 않은 점은 과제다. 원료의 해외 반출을 막는 것만으로 공급망을 완성할 수 없는 만큼 처리·정제 시설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 핵심광물 경쟁이 이제 신규 광산 확보를 넘어 버려진 자원을 누가 먼저 확보해 다시 광물로 만들 것인지의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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