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만들고 해외서 찾고…유통업계, 채용에 ‘미래 전략’ 담았다

입력 2026-09-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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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숏폼·글로벌 직무로 미래사업 인재 확보…롯데, 현지·직무 중심 채용
신세계, 인턴십 없애 선발 속도…GS리테일, 사업별 검증 방식 차별화

▲(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숏폼을 제작하고, 해외 현지에서 인재를 찾으며, 학점보다 직무 경험과 열정을 평가한다. 유통업계의 하반기 채용이 단순한 인력 충원을 넘어 각 기업의 미래 사업과 조직 변화를 보여주는 ‘전략의 축소판’으로 바뀌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CJ, 롯데 등 유통기업들은 콘텐츠·글로벌·AI 등 핵심 성장 분야를 채용 방식과 선발 직무에 반영하고 있다. 상품 소싱과 점포 운영이 중심이던 유통업의 경쟁 무대가 콘텐츠·기술·해외 시장으로 넓어지면서 필요한 인재와 선발 방식도 달라지는 것이다.

최근 4년 중 가장 큰 규모로 하반기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CJ는 지원자와 만나는 과정에도 계열사의 사업 역량을 활용한다. CJ온스타일은 대학생 대상 ‘캠퍼스 앰배서더’를 운영해 지원자들이 채용 관련 카드뉴스와 숏폼을 직접 제작하도록 했다. 상품을 일방적으로 소개하기보다 콘텐츠로 고객의 관심과 구매를 끌어내는 ‘콘텐츠 커머스’ 방식을 채용에도 접목한 셈이다. 콘텐츠를 이해하고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려는 의도도 담겼다.

선발 직무에서는 해외 사업과 기술 경쟁력 강화 방향이 드러난다. CJ올리브영은 K뷰티의 해외 확산에 맞춰 글로벌 직무 4개를 추가하고 기존 전형을 ‘글로벌 인사이트 전형’으로 확대했다. 인공지능 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리테일 기술 부문 채용도 늘린다. 국내 점포 성장에 머물지 않고 해외 시장과 디지털 기술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려는 전략이 반영됐다.

롯데는 해외 사업 확대에 맞춰 필요한 인력을 현지에서 직접 확보하고 있다. 이달 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글로벌 잡페어’를 열어 현지 구직자를 대상으로 직무 상담과 모의면접 등을 진행했다. 인도네시아는 롯데 계열사 12곳이 진출해 지난해 2조원 이상의 매출을 낸 핵심 시장이다. 연내 현지 직원 300명을 추가로 채용해 사업 확대와 현지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현장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롯데마트·슈퍼는 영업관리 신입사원을 ‘아이엠(I’M) 전형’으로 모집한다. 학교명과 학점 대신 유통업 관련 경험과 직무 몰입도,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고 합격자는 6주간 점포 인턴십을 거친다. 점포 운영과 상품 관리 등 현장에서 바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취지다.

신세계그룹은 채용 속도를 높여 우수 인재를 조기에 확보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10개 계열사가 신입사원을 모집하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최종 면접 이후 진행하던 한 달간의 인턴십을 없앴다. 채용 절차를 간소화해 선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원자 이탈을 줄이고 필요한 인력을 빠르게 조직에 합류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GS리테일은 여러 사업에 동일한 채용 방식을 적용하는 대신 각 사업의 업무 특성에 따라 검증 과정을 달리한다. 점포 운영과 현장 대응이 중요한 GS25와 GS더프레시는 4주간 채용연계형 인턴십을 통해 실무 적합성을 확인한다. 반면 방송과 디지털 판매 역량이 중심인 GS샵은 별도 인턴십 없이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이처럼 유통업계의 채용 경쟁은 선발 규모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 사업에 필요한 역량을 먼저 확보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지원자를 만나는 방식을 보면 어떤 역량을 중시하는지 알 수 있다”며 “채용은 기업의 미래 전략과 인재상을 보여주는 예고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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