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공개(IPO) 공급이 줄면서 상장을 앞둔 기업을 확보하려는 증권사들의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IBK투자증권은 초기 투자와 자금조달 단계부터 기업과 관계를 맺고 상장 주관까지 연결하는 ‘육성형 IPO’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상장 기업(이전상장·재상장·스팩합병 제외)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을 포함해 27곳으로 전년 동기 40곳보다 32.5% 줄었다. 스팩 9곳을 제외한 일반 기업은 18곳으로 지난해 37곳의 절반에 못 미쳤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신규 상장은 케이뱅크 한 곳에 그쳤고, 코스닥은 채비 등 일부를 제외하면 중소형 거래(딜)가 대부분이었다.
IBK투자증권은 상반기 일반상장 5건과 IBKS스팩 합병 2건(럭스코·셀트릭스) 등 7건의 코스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이 가운데 에이치엘지노믹스(KB증권 대표주관, IBK 공동주관)가 7월, 케이앤에스아이앤씨(IBK 단독주관)가 8월 상장했다. 이와 별도로 코넥스에서는 4월 상장한 에스테크엠과 7월 상장한 송우인포텍의 지정자문인을 맡았다.
회사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한국피아이엠이 2023년 8월 코넥스에 상장하기 전 준비 단계부터 관계를 맺었다. 이후 전환사채(CB)와 신주·구주 투자로 100억원 안팎의 자금조달을 지원했고, 한국피아이엠은 지난해 4월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했다. 삼미금속과는 2023년 5월 코넥스 상장 때 지정자문인을 맡으면서 관계가 시작됐다. IBK투자증권은 신주·구주 투자로 공장 부지 확보 자금과 대주주 지분 유동화를 지원했고, 삼미금속은 지난해 12월 스팩 합병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두 회사 모두 코넥스 상장 단계에서 시작한 관계가 투자와 자금조달을 거쳐 코스닥 상장으로 이어진 사례다.
현재 이 전략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는 브릴스다. IBK투자증권이 업무집행조합원(GP)으로 참여한 IBKS혁신소부장2호가 2023년 10월 먼저 투자한 뒤 같은 해 12월 IBK투자증권도 고유계정으로 10억원을 넣었다. 2024년에는 다른 신기술투자조합의 후속 투자가 이어졌고, IBK투자증권이 단독 대표주관을 맡았다. 브릴스는 공모가를 희망범위 상단인 1만9500원으로 확정했으며 17~18일 일반청약을 마쳤다. 다음 달 1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다만, 투자와 주관이 맞물리는 만큼 상장 이후 회수 물량은 변수다. 공모 전 IBK투자증권의 직접 지분은 2.1%이며, GP로 참여한 조합 3곳의 보유분까지 합하면 28.18%다. 이 가운데 지분 10.49%를 보유한 IBKS혁신소부장2호의 106만2500주는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으로 분류됐다. 해당 조합의 취득단가는 주당 약 4706원으로 공모가의 약 4분의 1 수준이다. 육성형 IPO가 초기 투자 단계에서 기업을 선점하는 대신, 상장 이후에는 기존 투자자의 회수 물량까지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시선은 육성형 IPO를 일회성 사례가 아닌 반복 가능한 파이프라인으로 만들 수 있는지에 쏠린다. 브릴스에 이어 케이엠에프도 IBK투자증권이 상장 주관에 앞서 지난해 자기자본을 투자한 뒤 대표주관을 맡았으며, 지난 17일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초기 투자에서 상장 주관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추가되고 있는 셈이다. 이와 별도로 하나에어로다이내믹스는 예비심사를 통과했고 럭스코와 셀트릭스는 심사를 받고 있다.
IPO 업계 관계자는 “육성형 IPO는 초기 투자부터 기업과 관계를 맺기 때문에 안정적인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런 기업을 반복적인 상장 실적으로 연결하고, 투자 회수와 상장 후 시장 안착까지 관리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