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누나는 아가씨 아닌 형님"⋯명절마다 틀리는 친척 호칭

입력 2026-09-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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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이 정한 친족은 8촌 이내 혈족·4촌 이내 인척·배우자
처가는 아내 서열, 시가는 남편 서열이 호칭 기준

▲촌수 계산법ㆍ친척 호칭 총정리. (사진=AI 생성)
▲촌수 계산법ㆍ친척 호칭 총정리. (사진=AI 생성)
추석 연휴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24일부터 27일까지 이어지는 나흘간의 연휴에 오랜만에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익숙한 혼란이 되풀이된다. 아버지의 사촌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라 말끝을 흐리고, 남편의 누나를 ‘아가씨’라고 잘못 불러 어색한 침묵이 흐르기도 한다. 명절마다 ‘촌수 계산법’과 ‘친척 호칭’이 검색어에 오르는 이유다.

◇촌수, 올라간 만큼 내려오면 된다

촌수는 친족 사이가 얼마나 가까운지를 숫자로 나타낸 것이다. 계산법 자체는 단순하다. 나와 상대방의 공통 조상까지 거슬러 올라간 뒤, 다시 상대방에게 내려오는 세대 수를 더하면 된다.

부모와 자녀는 1촌이다. 형제자매는 나에게서 부모까지 1촌, 부모에게서 형제자매까지 1촌을 더해 2촌이 된다. 조부모와 손자녀도 2촌 관계다.

아버지나 어머니의 형제자매인 큰아버지·작은아버지·고모·외삼촌·이모는 3촌이다. 나에게서 부모까지 1촌, 부모에게서 조부모까지 1촌, 조부모에게서 그 자녀까지 1촌을 더한 결과다. 이들이 낳은 자녀인 사촌은 4촌, 사촌의 자녀는 5촌이 된다.

헷갈리기 쉬운 것이 아버지 세대의 사촌이다. 아버지의 사촌 형제는 나와 5촌으로 '당숙' 또는 '종숙'이라 부른다. 아버지의 사촌 누이는 '당고모' 또는 '종고모'다. 아버지 사촌의 자녀인 재종형제와는 6촌 관계가 된다.

◇법이 인정하는 친족은 8촌까지

민법 제777조는 친족의 범위를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배우자로 정한다. 혈족은 핏줄로 이어진 친척을 뜻한다. 인척은 민법 제769조에 따라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혈족, 배우자의 혈족의 배우자를 가리킨다. 고모부와 외숙모, 처남의 아내가 여기에 해당한다.

부부 사이에는 촌수가 없다. 일상에서 '무촌' 또는 '0촌'이라고 표현하지만 법률상 촌수로 규정된 관계는 아니다. 촌수는 공통 조상을 전제로 계산하는데, 부부는 혈연이 아닌 혼인으로 맺어진 사이이기 때문이다.

◇친가와 외가, 부르는 말이 갈린다

아버지의 형은 '큰아버지', 그 배우자는 '큰어머니'라고 부른다. 아버지의 남동생은 혼인했으면 '작은아버지', 미혼이면 '삼촌'으로 부르는 것이 국립국어원 표준언어예절에 맞다. 작은아버지의 배우자는 '작은어머니'다. 아버지의 여자 형제는 '고모', 고모의 남편은 '고모부'다.

어머니 쪽은 앞에 '외(外)'가 붙는다. 어머니의 남자 형제는 '외삼촌', 그 배우자는 '외숙모'다. 어머니의 여자 형제는 '이모', 이모의 남편은 '이모부'라고 부른다.

◇처가는 아내 서열, 시가는 남편 서열

배우자 가족 호칭이 어려운 것은 기준이 내 나이가 아니라 배우자의 서열이기 때문이다.

아내의 언니는 '처형', 여동생은 '처제'다. 아내의 남자 형제는 전통적으로 오빠와 남동생을 가리지 않고 '처남'으로 불렀으나, 최근에는 아내를 기준으로 손위면 '형님', 손아래면 '처남'으로 구분해 부르는 경우가 늘었다. 아내 언니의 남편은 '형님' 또는 '동서', 아내 여동생의 남편은 '동서'다.

남편의 형은 '아주버님', 남동생은 혼인 여부에 따라 미혼이면 '도련님', 기혼이면 '서방님'이다. 흔히 틀리는 대목이 남편의 여자 형제다. 누나와 여동생이 같지 않아 누나는 '형님', 여동생은 '아가씨'로 부른다. 남편 누나와 여동생의 남편은 모두 '서방님'이며, 아이들에게 말할 때는 '고모부'라고 한다. 남편 형의 아내는 자신보다 나이가 어려도 '형님'이 맞다.

◇형제자매의 배우자, 내 성별에 따라 달라진다

형제자매의 배우자를 부르는 말은 자신의 성별에 따라 갈린다. 남성은 형의 아내를 '형수님', 남동생의 아내를 '제수씨', 누나의 남편을 '매형', 여동생의 남편을 '매제'라고 한다.

여성은 오빠의 아내를 '새언니', 남동생의 아내를 '올케', 언니의 남편을 '형부', 여동생의 남편을 '제부'라고 부른다. 다만 '올케'는 본래 오빠와 남동생의 아내를 두루 이르는 말이어서 오빠의 아내를 가리킬 때도 쓸 수 있다.

◇"그냥 이름 부르기로 했어요"

전통 호칭은 시가 쪽에만 '님'이 붙는 높임 표현이 몰려 있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남편의 동생은 '도련님'과 '아가씨'인데 아내의 동생은 '처남'과 '처제'인 구조가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가족끼리 합의해 이름에 '씨'를 붙이거나, 아이를 기준으로 '○○ 삼촌', '○○ 고모'처럼 부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촌수는 계산법이 정해져 있지만 호칭에는 절대적인 정답이 없다. 명절 밥상에서 정확한 호칭을 따지기보다, 서로 편한 쪽을 미리 정해두는 것이 덜 어색한 방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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