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간 금리차 다시 1.00%p…유가 급등·수요 압력에 인상론 고개
한은, 10월 동결·11월 추가 인상 가능성 대두⋯"3연속은 쉽지 않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 2개월 만에 '매의 발톱'을 드러내면서 한국은행 통화정책을 둘러싼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연내 추가 긴축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하자 이미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린 한은의 추가 인상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17일 한은은 권민수 부총재 주재로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대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물가안정 의지 등을 감안할 때 향후 연준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p) 높인 가운데 연준의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인정한 셈이다.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단행된 연준 금리 인상은 참석자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회의 전반에 걸쳐 매파(통화 긴축 선호) 색채도 뚜렷했다. 연준은 경제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일제히 올려 잡았고 점도표를 제출한 위원 18명 중 16명이 연내 최소 25bp(0.25%p) 이상의 추가 인상을 점쳤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최근 물가 상승 추세가 의미 있게 개선되지 않았다"며 "현재의 금융 여건을 결코 긴축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연준이 본격적인 긴축 사이클을 재가동하면서 한은의 정책 셈법은 한층 복잡해졌다. 당장 양국 간 기준금리 역전 폭이 다시 벌어졌다. 7월과 8월 한은의 '백투백(연속)' 인상으로 1.25%p에서 0.75%p까지 좁혀졌던 금리 격차가 다시 1.00%p로 확대된 것이다. 내외금리차가 벌어질수록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환율 상승(원화 약세)은 물론,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압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도 고물가를 자극하는 뇌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견조한 성장세가 수요 측 물가 상방 압력을 높이고 있다. 실제 경제활동이 기초체력을 넘어서는 '플러스 GDP 갭' 진입이 가시화되면서 금융통화위원회 내부에서도 수요 과열을 막기 위한 추가 인상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문제는 추가 금리 인상이 몰고 올 후폭풍이다. 고금리 장기화로 한계에 다다른 가계와 자영업자의 원리금 상환 부담 가중이 불가피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이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섣부른 긴축은 취약 차주와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을 끌어올릴 위험이 크다. 지난달 한은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도 황건일 금통위원이 취약 차주와 금융안정 리스크를 지적하며 기준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낸 바 있다.
시장 시선은 이제 한은의 추가 긴축 시점과 강도에 쏠린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연준의 후속 행보와 원·달러 환율, 국제유가, 10월 초 발표될 물가 지표 등을 확인하며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연내 추가 인상에 나선다면 10월 한 차례 동결을 거쳐 11월에 단행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최지욱 미국계 은행 스테이트스트리트 상무는 "기본 시나리오 상으로는 한은이 내년 1분기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유가 등 대외 변수를 감안할 때 올해 11월과 내년 1분기에 걸쳐 총 두 차례 인상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유가와 내구재를 중심으로 근원물가가 계속 오른다면 기준금리가 연 3.75%까지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