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준은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3.50~3.75%에서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리 인상은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으로, 투표권을 가진 12명 전원이 찬성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이번 조치가 물가상승률을 2% 목표로 더 신속하게 되돌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인상도 예고했다. FOMC 참석자 19명 가운데 전망치를 제출한 18명 중 16명이 올해 최소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예상했다.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4.1%로 6월의 3.8%에서 높아졌다. 이는 연준 내부의 금리 전망이 이전보다 매파적으로 이동하면서 연내 0.25%포인트 추가 인상에 무게가 실렸다는 의미다. 올해 실업률 전망치도 4.3%에서 4.1%로 낮춰 고용시장이 기존 예상보다 견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은 상태로 너무 오랫동안 지속됐다”며 “오늘의 조치는 우리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물가 지표에 대해서도 “기조적인 흐름이 의미 있게 개선됐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은 물가상승률이 장기간 목표치인 2%를 웃도는 가운데 최근에도 기조적인 물가 둔화가 뚜렷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뛰고 AI 투자 붐으로 수요가 확대되면서 물가 압력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견조한 고용과 성장세 역시 연준이 경기 둔화 부담을 덜고 물가 억제에 집중할 여지를 제공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인 금리 인하 요구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FOMC를 앞두고 미국의 금리가 세계에서 가장 낮아야 한다며 연준을 압박했다. 금리 인상 직후에도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 금리가 “1% 또는 그 이하”여야 한다며 “미국을 위해 금리를 빨리 내려라”고 촉구했다.
워시 의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통령과의 논의에 대해 말할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대신 “미국 경제는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 안정이라는 연준의 목표를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속에서도 연준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백악관과 연준 간 금리를 둘러싼 긴장도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