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조리원 2주 비용 2021년 대비 38%증가…평균 16%↑
'최소 1000만원' 아이지원금 내년 신설…"공적 역할 커져"

정부가 출산가정에 최대 300만원을 지급하는 ‘첫만남이용권’ 중 산후조리원 결제액이 제도 도입 이후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조리원 2주 요금은 제도 도입 전에 비해 40% 가까이 상승했다. 정부의 현금성 출산 지원이 조리원 요금 부담을 덜어주는 완충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재원 유입 규모가 상당한 만큼 가격과 계약 과정의 투명성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본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첫만남이용권이 도입된 2022년부터 올해 상반기(1~6)월까지 산후조리원에서 사용된 금액은 총 4934억4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2년 620억2900만원에서 2023년 1165억3200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2024년에는 1389억8000만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1126억400만원이 사용됐다. 올해도 6월까지 633억300만원이 결제됐다.
조리원은 첫만남이용권의 주 사용처가 됐다. 같은 기간 첫만남이용권 전체 사용액은 2조2195억원으로, 이 중 조리원 비중은 22.2%다. 유통판매점(8358억7700만원·37.7%)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첫만남이용권은 출생 초기 양육비 부담 완화를 위해 2022년 도입됐다. 2023년까지 출생아 당 200만원을 바우처로 지급했고 2024년부터 첫째아 200만원, 둘째아 이상 300만원으로 확대됐다. 사용기한도 당초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조리원 요금도 상승했다. 전국 조리원 일반실 2주 평균 이용료는 2021년 286만원에서 2022년 307만원, 2023년 329만원, 2024년 355만원, 지난해 372만원으로 올랐다. 올해 6월에는 331만원으로 낮아졌지만 2021년 대비로는 15.7% 높은 수준이다. 전국 중위가격도 2021년 262만원에서 올해 320만원으로 22.1% 상승했다.
서울의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조리원의 2주 평균 요금은 2021년 384만원에서 2022년 409만원, 2023년 433만원, 2024년 477만원에서 지난해(505만원) 500만원을 넘어섰다. 올해 6월 기준 530만원으로 2021년 대비 38% 증가했다. 전국 시도 중 최고치로, 두 번째로 비싼 세종(416만원)조차도 유일한 400만원대다.
조리원 요금에는 인건비와 임대료, 시설 투자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만큼 첫만남이용권이 가격 상승을 직접 유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조리원비는 제도 시행 전부터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정부 지원금이 조리원 가격 부담을 상당 부분 완화하는 구조가 형성된 만큼 조리원의 계약 조건, 제휴서비스 가격 등을 소비자가 사전에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정보 공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첫만남이용권 외에도 지자체별로 운영하는 산후조리 지원금까지 합하면 지원 규모는 더욱 커진다.
조리원이 출산 직후 각종 육아상품·서비스를 접하는 통로가 된다는 점도 소비자 보호 필요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과거 '분유업체 리베이트' 논란에 이어 조리원이 제휴 스튜디오를 소개한 뒤 성장앨범 등 유료 계약으로 연결하는 방식 등이 이미 확산한 상태다.
정부는 내년부터 첫만남이용권·부모급여·아동수당 등 기존 제도를 아이맞이지원금과 아동기본소득 등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아이맞이지원금은 첫째 1000만원, 둘째 1200만원, 셋째 이상 1500만원이며 지방 우대지역은 500만원씩 추가된다. 1년간 4차례 분할 지급하며 첫만남지원금과 달리 사용처와 기한을 없도록 할 방침이다.
이르면 내년부터 첫만남이용권을 대체할 새 지원금은 기존 통계 등을 고려할 때 여전히 상당 부분이 조리원비로 흡수될 공산이 크다. 때문에 정부의 이번 출산 지원 확대분이 조리원비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을지, 스튜디오 등 제휴업체 안내를 통한 조리원의 추가 영리 활동 과정에서 소비자 불만이 발생하는 지점이 없는지 당국이 철저히 관리·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달희 의원은 "출산·양육에 따른 가계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제도가 오히려 산후조리, 양육 관련 비용을 높이거나 조리원 제휴업체 수익을 늘려주는 요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출산가정 지원이 온전히 부모와 아이에게 돌아가도록 새로운 지원금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 가격 영향 분석과 점검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