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과세 2년 유예’ 또 5만명 넘었다⋯정부는 “2027년 과세”

입력 2026-09-1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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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과세 폐지 청원 이어 넉 달 만에 또 국회 심사 요건 충족
투자자 “과세 인프라부터 정비해야”…재경위 회부 전망
이형일 후보자 “국내 거래명세서·CARF로 과세자료 확보 가능”

▲강남구 빗썸 라운지 (연합뉴스)
▲강남구 빗썸 라운지 (연합뉴스)

내년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2년 더 유예해달라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5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지난 5월 가상자산 과세 폐지를 요구한 청원에 이어 넉 달 만에 다시 국회 심사 요건을 충족한 것이다. 반면 정부는 예정대로 내년부터 과세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투자자와 정부 간 입장이 맞서고 있다.

14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공개된 ‘코인과세 2년 유예에 관한 청원’은 이날 오후 4시 20분 기준 5만1236명의 동의를 얻었다. 국민동의청원은 공개 이후 30일 이내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돼 심사를 받는다. 이번 청원은 소득세법 관련 사안인 만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로 넘어갈 전망이다.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해 국민동의청원이 5만 명 요건을 충족한 것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5월에도 ‘가상자산 과세 폐지에 관한 청원’이 5만908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심사 요건을 충족했다. 당시에는 과세 자체의 폐지를 요구했다면 이번 청원은 시행 시점을 2년 더 미뤄 과세 인프라와 관련 제도를 정비하자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청원인은 “소득이 있으면 세금이 있어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한다”면서도 현 상태에서 과세를 시작할 경우 국내 가상자산 시장 위축과 자금의 해외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거래소의 수익과 법인세가 감소하면 가상자산 소득세 도입에 따른 세수 증가 효과 역시 제한될 수 있다는 논리다.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을 오가는 거래의 취득가액 확인 등 과세 인프라 문제도 유예 근거로 제시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도 해외 거래소·개인지갑 거래뿐 아니라 스테이킹·렌딩·에어드롭·탈중앙화금융(DeFi) 등 다양한 거래 유형을 현행 제도로 정확하게 포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현행 계획대로라면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발생한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며 연간 이익에서 250만원을 공제한 뒤 초과분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내년 발생 소득에 대한 첫 신고·납부는 2028년 5월이다.

정부의 입장은 다르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1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에서 가상자산 과세 유예 검토 여부를 묻는 질의에 “‘소득 있는 곳에 과세’라는 조세 기본원칙에 따라 예정대로 2027년부터 과세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과세 인프라가 충분한지도 국내 거래소 이용자는 가상자산사업자가 국세청에 제출하는 거래명세서를 통해 세원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거래소 이용자의 경우에도 해외금융계좌 신고와 국가 간 정보교환체계(CARF) 등을 활용해 과세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후보자는 해외 거래나 개인 간 거래를 통한 소득 은닉에는 과세 인프라를 계속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행 체계로 수집되지 않는 거래도 탈세 제보나 자금출처 조사 과정에서 가상자산 양도·대여 사실이 확인되면 과세하겠다는 방침이다.

과세 폐지에 이어 유예 청원까지 잇따라 5만 명 문턱을 넘으면서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싼 논쟁은 다시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다만 국민동의청원 자체에 법적 구속력은 없어 실제 시행 시점을 변경하려면 재경위 심사와 소득세법 개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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