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AI 투자 경계론…삼전·하닉 ‘자사주 방어선’ 빨간불

입력 2026-09-1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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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 예정 물량 56% 진행
박스권 떠받친 수급 버팀목 빠르게 감소…FOMC·AI 투자 지연 변수

▲(사진=AI 생성) (이미지=챗GPT)
▲(사진=AI 생성) (이미지=챗GPT)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방어막이 빠르게 소진되는 가운데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와 AI 투자 속도조절론까지 겹치면서 국내 증시 하방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14일 코스피가 3% 넘게 급락하면서 자사주 매입 종료 이후 증시 하단을 누가 떠받칠지를 둘러싼 경계감도 커졌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5.54포인트(3.26%) 내린 6684.37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일 7051.64까지 올라섰던 지수는 3거래일 만에 367.27포인트, 5.21% 밀렸다.

증시가 다시 흔들리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여력도 빠르게 줄고 있다. 11일까지 양사가 신청한 자사주 취득 물량은 삼성전자 3180만주, SK하이닉스 1155만주 등 총 4335만주다. 전체 취득 예정물량 7735만5968주의 56.0%다.

소진 속도는 더 가파르다. 지난 2일까지만 해도 누적 신청량은 2495만주로 예정물량의 32.3%였다. 이후 7거래일 만에 1840만주가 추가되면서 진행률이 23.8%포인트(p) 뛰었다.

삼성전자는 예정물량 5328만5968주의 59.7%를 신청했다. 남은 2148만5968주는 최근 하루 200만주씩 신청하는 속도라면 약 11거래일치다. SK하이닉스도 2407만주의 48.0%를 채웠다. 잔여 물량 1252만주는 최근 하루 60만주 기준 약 21거래일치에 불과하다.

양사의 자사주 매입은 그동안 코스피의 수급 완충재 역할을 했다. 매입이 시작된 8월 19일 코스피는 6471.17이었다. 지난 2일에는 하루 3.99% 급락했지만 6562.72에서 멈춘 뒤 9일 7051.64까지 5거래일 만에 7.45% 반등했다. 그러나 14일 다시 6600선까지 밀리면서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도 지수의 하단 방어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났다.

대외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미국 8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3% 올라 시장 예상치 0.2%를 웃돌면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키움증권은 연내 동결 전망을 9월 25bp 인상으로 수정했다. 다만 이번 인상을 연속적인 긴축 사이클보다 기대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선제적 조정으로 보고 이후 연말 동결을 예상했다.

유안타증권은 9월과 12월 각각 25bp 인상을 기본 경로로 전망했다. 시장이 이미 반영한 3~4차례 연쇄 인상 가능성은 과도하다고 봤지만 당분간 금리 불확실성 자체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AI 투자 속도조절론까지 겹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안전성 검증 강화로 글로벌 AI 기업들의 개발 일정이 늦춰질 경우 AI 인프라 투자와 반도체 발주 시점도 함께 밀릴 가능성을 경계한다. 투자 규모가 유지되더라도 집행이 지연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기대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AI 투자 자체가 꺾인다는 의미는 아니다. 속도가 문제다. 안전성 검증과 외부 평가가 CAPEX 일정의 재조정으로 이어질 경우 총투자 규모가 유지되더라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실적으로 인식하는 시점은 늦어질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의 핵심 위험으로 투자 취소보다 투자 증가 속도 둔화와 집행 시점의 불확실성을 꼽는다.

결국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가 남아 있는 동안 미국 금리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외국인 수급이 돌아오느냐가 관건이다. 지수가 이미 하루 3% 넘게 밀린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마저 종료되면 최근 코스피 하단을 지켜온 확실한 매수 주체가 사라질 수 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현재의 핵심 위험은 확정된 설비투자(CAPEX) 감소보다 투자 증가 속도와 집행 시점의 불확실성”이라며 “장기적인 투자 필요성만으로 단기적인 집행 지연 위험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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