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대법원 2부(권영준 주심 대법관)는 버스운송업체 주식회사 나주교통이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근로자가 정년에 도달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는 그에 따라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는 판례를 들었다.
또 "원고의 취업규칙에서 사원의 정년을 주민등록상 61세 종료일로 정하는 한편, 제2항에서 '업무상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된 자는 퇴직 후 촉탁계약직으로 고용할 수 있다'고 해 정년퇴직자의 촉탁직 근로자로의 재고용에 관한 근거를 마련해두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이어 "2021년과 2022년에 정년퇴직하고 촉탁직으로의 재고용을 신청한 원고 소속 버스기사들 중에서 참가인들과 H를 제외하고는 예외 없이 재고용됐으며, 그 이전에도 원고가 정년퇴직자의 재고용 신청을 거부한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원고가 정년퇴직자를 촉탁직으로 재고용할 때 형식적인 절차를 거쳤을 뿐 특별한 자격을 요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나주교통 소속 버스기사였던 피고보조참가인 B 씨와 C 씨는 모두 2022년 2월 만 61세 정년에 도달했다. 이들이 소속된 노동조합은 정년 직전 회사에 정년 연장 또는 계약직 근무를 희망한다는 공문을 보냈으나, 사측은 별다른 답변 없이 정년 도래일에 근로관계를 종료했다.
이에 B 씨 등은 부당해고라며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고, 전남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가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이 인정됨에도 합리적 이유 없이 거절했다"며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주자 사측이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 재판을 맡은 대전지법은 2024년 6월 "참가인들에게 정년 도달 후 재고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나주교통 취업규칙에 '업무상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된 자는 퇴직 후 촉탁계약직으로 고용할 수 있다'는 근거가 있는 점, 정년퇴직자가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재고용하는 관행과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는 점 등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반면 2심을 심리한 대전고법은 이듬해 1월 판결을 뒤집고 사측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는 취업규칙 규정이 재고용 의무를 부과한 것이 아니라 사측에 재량을 부여한 것에 불과하고, 2021~2022년 정년 도래자 중 실제 재고용된 비율도 약 47%로 38명 중 18명에 그쳐 재고용 관행이 확립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대법원은 그러나 근로자 측의 재고용 기대권을 인정하며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