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집중투표제 시행⋯글래스루이스 “지분 분산 기업 더 큰 영향”

입력 2026-09-1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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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도 제도 주목
경영권 분쟁 기업도 영향 커
이사 정원 축소ㆍ임기 분산 땐 효과 제한
투자자 관심 커졌지만 확산 판단은 일러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주주가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뉴시스)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주주가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뉴시스)
국내 대형 상장사의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10일 시행된 가운데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가 지분이 분산돼 있거나 경영권 분쟁을 겪는 기업이 제도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글래스루이스의 한국 담당 리서치 애널리스트들은 집중투표제가 기업들에 미칠 영향에 대한 본지 질의에 “투자자들이 집중투표 활용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시행 이전에도 한국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가 실시된 사례를 이미 확인했다”며 “경영권 분쟁이 진행되는 가운데 집중투표를 통해 이사가 선임된 사례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집중투표를 활용한 투자자 캠페인이 광범위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를 수 있다”며 “여전히 이러한 사례는 집중투표가 이사 선임에서 투자자들이 더욱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가 되고 있음을 시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여러 명을 선임할 때 주주에게 보유 주식 수에 선임 이사 수를 곱한 만큼 의결권을 부여하고 이를 특정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소수주주도 지지 후보에게 표를 집중해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글래스루이스 애널리스트들은 “집중투표 캠페인에 대한 노출 정도는 소유구조와 이사회 구조 모두에 달려 있을 수 있다”며 “지분이 분산돼 있거나 지배주주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 기존 지배구조 분쟁이 있는 기업은 특히 여러 이사를 동시에 선임할 때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사 임기를 분산하는 구조는 변수다. 각 주주총회에서 선임 대상이 되는 이사 수가 줄어 집중투표가 이사회 구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범위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상장사에서는 이사회 구조 변화도 관찰됐다. 글래스루이스 측은 “일부 기업은 이사 정원을 줄이거나 보다 유연한 임기제 및 단계적 임기제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집중투표제 의무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인지는 단정하지 않았다. 개별 기업에서 집중투표가 작동하는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제도 개편을 직접적인 목적으로 이뤄졌는지는 반드시 명확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투자자들의 견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글래스루이스는 “일부 투자자들은 이러한 정관 변경이 집중투표의 실효성을 제한한다고 판단한 경우 이를 면밀히 검토하거나 반대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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