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장관 방미⋯대미투자, '15% 관세 방어선' 지렛대로 삼나

입력 2026-09-1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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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트닉 美 상무장관과 대미투자 세부 사항 조율 예정
알래스카 LNG 청구서 거세…추가 비용 부담 우려도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대미투자 사업의 세부 조율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면서 한미 관세협상의 ‘15% 상한선’ 사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미국이 요구해온 대규모 투자의 첫 사업을 본격화하는 만큼 대미 투자가 한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압박을 낮추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미국의 투자 확대 요구가 이어지고 있어 15% 관세를 지키는 대가로 한국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0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에 동행했던 김정관 장관은 유럽 일정을 마친 후 현지시간 10일 미국 워싱턴DC로 이동한다.

12일까지 미국에 머무는 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등 핵심 관계자들과 만나 대미 투자처와 첫 자금 송금 규모, 시기 등 세부 사항을 조율할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대미 투자 1호 사업으로는 223억달러 규모의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후속 사업으로는 대형 원전 8기 건설(2호 사업)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3호 사업) 등이 대두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대미 투자가 미국의 관세 장벽을 방어할 강력한 지렛대가 될 것으로 분석한다.

앞서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추진하기로 약속하고, 한국산 주요 수출품에 대한 대미 관세율 상한을 25%에서 15%로 낮추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미국이 통상법을 다각도로 활용하는 이른바 ‘관세 쪼개기’ 전략을 펴면서 이 방어선이 무력화될 위기에 처했다.

미국은 올해 7월 무역법 301조 강제노동 관련 조사 조치를 근거로 한국산 제품에 이미 12.5%의 관세를 적용했다. 여기에 조만간 발표가 예정된 ‘글로벌 과잉생산(철강·화학·배터리 등)’ 조사 결과에 따라 10% 안팎의 추가 관세가 더해질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이 반도체, AI 등 첨단산업 패권을 수성하기 위해 자국 내 생산 시설을 짓지 않는 외국 기업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한국 정부는 어떤 명목의 관세가 붙더라도 최종 실효 관세율은 양국 합의선인 '15% 이내(단일 캡)'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그간 미국 정부는 대미 투자 지연을 문제 삼아 한국을 압박해온 것으로 안다"며 "정부가 대미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이를 15% 관세 상한선을 지켜내는 지렛대로 삼을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투자의 물꼬가 트이면서 교착 상태였던 핵잠수함과 원자력협정 등 주요 안보 현안에서도 한국의 협상력이 커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다만 미국의 거센 추가 청구서와 사업비 증액 압박은 풀어야 할 과제다.

1호 사업(223억달러)과 2호 사업(1200억달러)이 모두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합산 금액만 1423억 달러로 전략적 투자 가용 재원(2000억달러)의 71.1%를 소진하게 된다.

여기에 미국이 요구하는 440억달러 규모의 알래스카 프로젝트까지 떠안게 될 경우 고물가와 높은 인건비, 까다로운 환경 규제에 따른 설계 변경 등 변수를 고려할 때 2000억달러 한도를 훌쩍 넘길 공산이 매우 크다.

이에 산업부는 "양국 간 합의에 따라 어떠한 경우에도 대미 투자는 총액 2000억달러를 초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한편 김 장관은 방미 후 17일께 국회에 대미투자 첫 사업 관련 사항을 보고하고, 이르면 18일 양해각서(MOU)에 최종 서명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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