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계정도 증시 쏠림⋯4대 은행 주식 잔액 반년 새 80% 급증

입력 2026-09-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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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자산 24.7% 늘 때 주식·지분증권은 78.9% 증가
주식 비중 18.4%→26.4%⋯ETF 등 실적배당형 상품 확대
“증시 활황기 수요 다변화⋯인컴·채권형 상품도 병행 전망”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 (이투데이DB)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 (이투데이DB)

은행 금고에 묶여 있던 보수적 성향의 자금마저 증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의 신탁계정 내 주식·지분증권 잔액이 올해 들어 80% 가까이 급증하며 단숨에 30조 원을 돌파했다. 증시 훈풍에 예·적금 대신 고수익을 좇는 자산관리(WM) 고객들의 ‘머니무브’가 확대된 결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올해 6월 말 기준 신탁계정 내 주식·지분증권 잔액은 총 31조 435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7조 5672억원)과 비교해 반년 만에 13조 8679억원(78.9%) 급증했다.

신탁계정은 고객이 맡긴 자산을 주식·채권·펀드 등에 위탁 운용·보관하는 계정이다. 은행 자기자본 투자와 달리 시중은행 WM 채널을 이용하는 고액자산가 및 일반 고객들의 실제 투자 성향 변화를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주식·지분증권 증가 속도는 전체 증권자산의 성장세를 크게 앞질렀다. 4대 은행의 신탁계정 증권자산은 지난해 말 95조4873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19조523억원으로 24.7% 늘었다. 같은 기간 주식·지분증권 잔액 증가율은 증권자산 증가율의 세 배 이상이었다. 이에 따라 전체 신탁 증권자산에서 주식·지분증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18.4%에서 26.4%로 8.0%포인트 뛰었다. 채권이나 안정형 수익증권 중심이던 은행 신탁 자산의 4분의 1 이상이 직접 주식성 자산으로 채워졌다.

은행별로는 KB국민·우리·하나은행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KB국민은행의 주식·지분증권 잔액은 6조7120억원에서 12조803억원으로 5조3683억원(80.0%) 늘며 잔액과 증가 규모 모두 4대 은행 중 가장 컸다. 하나은행은 6조6732억원에서 11조4501억원으로 4조7769억원(71.6%)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3조9296억원에서 7조6530억원으로 3조7234억 원(94.8%) 급증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들 3개 은행의 주식 잔액 증가분만 13조 8000억원에 달한다.

반면 신한은행의 직접 주식 잔액은 2517억원으로 소폭 감소(-6억 원)한 대신, 기타증권이 13조7474억원에서 21조8600억원으로 8조1126억원 늘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주력했다.

다만 이 같은 잔액 급증에는 신규 자금 유입뿐 아니라 상반기 지수 상승에 따른 기존 보유자산의 평가액 변동분도 반영돼 있다. 최근 코스피가 하락세로 돌아서며 변동성이 극대화된 만큼, 공격적으로 주식 비중을 늘렸던 신탁 자산이 평가손실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은행권은 예·적금에서 상장지수펀드(ETF) 등 실적배당형 상품으로의 이동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리스크 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외 증시의 상승 기대감과 함께 시장 흔들림도 커진 상황”이라며 “개별 주식뿐 아니라 ETF 등으로 고객 수요가 분산되는 추세에 맞춰 특정 종목 쏠림을 방지하고 판매 후 수익률 모니터링 등 사후관리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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