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물량 공제·미사용 공제액 환급제 도입도 건의
대기업 고용세액공제 유지·첨단산업 R&D 관세 감면 연장 요구

한국경제인협회가 미래차와 바이오, 소형모듈원자로(SMR) 등을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 추가해야 한다고 국회에 건의했다. 대기업 통합고용세액공제를 유지하고 첨단산업 연구개발(R&D)용 수입품에 대한 관세 감면도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경협은 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에 대한 개선·보완 의견을 담은 ‘2026년 세제개편안 의견’을 최근 국회에 제출했다고 10일 밝혔다. 국내 주요 기업의 의견을 수렴해 마련한 것으로 10개 법령별 총 51개 과제를 담았다. 주요 과제는 국내생산세액공제 지원 대상·요건 개선, 대기업 통합고용세액공제 적용 유지, 산업위기·인구감소지역 세제지원 확대, 산업기술 R&D용 물품 관세 감면 유지, 세액공제 이월 기간 연장 등이다.
핵심은 2027년 신설 예정인 국내생산세액공제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이다. 정부는 현재 태양광·풍력·이차전지·반도체·핵심소재·AI 로봇부품 등 6개 분야를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한경협은 미래형자동차와 바이오의약품·백신, SMR도 전략성과 성장성이 큰 만큼 지원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봇 완제품과 액화수소, 지속가능항공유(SAF) 등도 추가 검토 대상으로 제시했다.
공제 요건도 손질해야 한다고 봤다. 정부안은 국내에서 생산한 품목 가운데 국내 판매 물량만 세액공제를 적용하고 수출분은 제외한다. 한경협은 미국과 일본의 유사 제도처럼 판매 지역과 관계없이 지원해야 국내 생산 유인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판매분만 지원하면 혜택이 내수시장에 집중돼 수입 제품과의 경쟁 조건을 왜곡하고 통상분쟁 가능성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초기 적자 기업에 대한 보완책도 제안했다.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한 기업은 초기에 납부할 법인세가 적거나 없어 세액공제를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한경협은 미국 사례를 참고해 미사용 공제액을 현금으로 환급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자 자체를 지원하는 통합투자세액공제와 생산을 지원하는 국내생산세액공제도 중복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기업의 통합고용세액공제 적용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 취업자와 고용률이 장기간 감소하는 상황에서 대기업의 고용 인센티브까지 없애면 양질의 일자리 확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다.
현재도 대기업은 청년·장애인·60세 이상 근로자를 추가 채용해야 공제를 받을 수 있고 지원 수준도 중소·중견기업보다 낮다. 지난해 세법 개정으로 10명을 초과한 고용 증가분만 공제받도록 요건도 강화됐다.
지역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강화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산업위기지역의 R&D·투자와 인구감소지역의 국내생산세액공제에는 최고 수준인 1.5의 지방우대계수를 적용해 지역 내 생산 기반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산업기술 R&D용 수입품에 대한 관세 80% 감면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 개편안에는 해당 감면 제도 폐지가 담겼다. 한경협은 미래차와 자율주행 등 첨단산업은 양산 전 성능평가와 품질검증을 위해 해외 시제품과 파일럿 부품을 많이 활용하는 만큼 제도가 폐지되면 R&D 비용 부담과 원가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지가 어렵다면 감면율을 50%로 조정하는 대안도 제시했다.
세액공제 이월 기간 연장도 요구했다. 현재는 해당 연도에 사용하지 못한 세액공제를 최대 10년간 이월할 수 있다. 한경협은 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산업은 선행투자 후 수익이 발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최소 15년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캐나다는 R&D 세액공제 미사용액을 20년간 이월할 수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정부 세제개편안에 국내생산세액공제 신설과 지방 투자 세제지원 확대 등이 담긴 것은 기업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업들이 세제혜택을 실제 활용해 생산·투자·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정기국회 논의 과정에서 지원 대상과 요건을 합리적으로 개선·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