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자 농구 대표팀이 독일의 높이와 골밑 장악력을 넘지 못하고 2026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 월드컵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FIBA 랭킹 15위)은 9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대회 8강 진출 결정전에서 독일(11위)에 56-94로 완패했다.
3월 최종예선을 통과해 17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나이지리아를 꺾은 뒤 프랑스와 헝가리에 연달아 패하며 B조 3위로 8강 진출 결정전에 나섰다. 그러나 A조 2위 독일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2010년 체코 대회 이후 16년 만의 월드컵 8강 진출도 무산됐다.
이번 대회에는 16개국이 참가해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렀다. 각 조 1위가 8강에 직행하고, 조 2ㆍ3위는 8강 진출 결정전을 통해 남은 네 자리를 가리는 방식이다.
한국은 높이에서부터 불리한 조건을 안고 독일을 상대했다. 190㎝대 선수 7명을 보유한 독일의 이번 대회 평균 신장은 187㎝인 반면, 박지수(KB)가 빠진 한국은 190㎝대 선수가 한 명도 없어 평균 신장이 177㎝에 그쳤다. 여기에 이번 대회에서 주전 센터 역할을 맡았던 진안(하나은행)마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 외곽포를 앞세워 맞섰다. 1쿼터 종료 4분16초를 남기고 이소희(BNK)의 3점슛으로 11-11 동점을 만들었지만, 이후 독일에 연속 8점을 내주며 흐름을 빼앗겼다. 결국 1쿼터를 14-23으로 뒤진 채 마쳤다.
2쿼터 초반에는 강이슬(우리은행)이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한국이 14-27로 뒤진 상황에서 강이슬이 혼자 연속 8점을 몰아넣으며 22-27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독일의 골밑 공략을 제어하지 못하면서 다시 격차가 벌어졌고, 전반은 29-46으로 끝났다.
후반 들어서는 점수 차가 더 벌어졌다. 한국은 3쿼터에 11점을 올리는 동안 22점을 허용해 40-68로 밀렸다. 28점 차까지 벌어지면서 승부의 흐름도 사실상 독일 쪽으로 넘어갔다.
4쿼터에도 반전은 없었다. 경기 종료 3분7초를 남기고 56-85로 뒤진 상황에서 한국은 박지현(LA 스파크스), 박소희(하나은행), 이해란(삼성생명) 등 주축 선수들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강이슬, 정현(하나은행), 홍유순(신한은행) 등을 투입했다. 이후 한국은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한 채 독일에 9점을 연속으로 허용하며 56-94, 38점 차로 경기를 마쳤다.
높이의 열세는 기록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한국은 리바운드에서 30-46으로 밀렸고, 야투도 66개 가운데 23개를 성공해 성공률 34.8%에 그쳤다. 3점슛은 27개 가운데 7개를 넣어 25.9%를 기록했다. 반면 독일은 야투 68개 중 32개를 성공해 47.1%의 성공률을 보였다. 3점슛 성공률은 독일이 20%(5/25)로 한국보다 낮았지만, 골밑과 리바운드에서 벌어진 격차를 한국이 외곽포로 만회하지 못했다.
공격에서는 이해란이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1점을 올리며 분전했다. 야투 13개 가운데 10개를 성공해 76.9%의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강이슬은 3점슛 3개를 포함해 17점을 보탰고, 박지현은 7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월드컵 일정을 마친 대표팀은 곧바로 2026 아이치ㆍ나고야 아시안게임 준비에 들어간다. 한국은 대만, 말레이시아, 몽골과 조별리그 C조에 편성됐으며 18일 말레이시아와 첫 경기를 치른 뒤 21일 몽골, 22일 대만을 차례로 상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