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S증권은 9일 생성형 AI 고도화로 음악과 영상 콘텐츠 공급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실제 소비로 이어지는 비중은 제한적이라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경쟁력은 견조하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공연과 팝업스토어 등 오프라인 경험과 이미 팬덤을 확보한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의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종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하고 최선호주로 하이브를 제시했다. 하이브 목표주가는 30만원을 유지했지만 에스엠은 12만원에서 11만원, JYP Ent.는 7만4000원에서 6만2000원으로 낮췄으며 와이지엔터테인먼트와 디어유 목표주가도 각각 6만2000원, 2만9000원으로 하향했다.
이날 LS증권 ‘AI 홍수 속 살아남기-엔터 산업의 해자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AI 음악의 공급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프랑스 음원 플랫폼 디저(Deezer)에서 AI 음악의 일일 업로드 수는 올해 6월 평균 9만곡을 넘어섰으며 전체 신규 업로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를 돌파했다.
하지만 실제 소비 비중은 낮다. 디저에서 전체 음원 스트리밍 가운데 AI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7월 기준 약 1~3%로 추산됐다. AI 음원의 부정 재생 비중은 85%로 일반 카탈로그 음원의 8%보다 10배 이상 높았다. 부정 재생을 제외하면 정상적인 AI 음악 스트리밍 비중은 전체의 약 0.15~0.45%에 그친다는 분석이다.
소비자의 거부감도 여전하다. 글로벌 음악산업단체 IFPI 조사에서 응답자의 79%가 음악 제작에 인간의 창의성이 필수적이라고 답했다. AI 콘텐츠에 상대적으로 익숙한 Z세대와 알파세대에서도 AI 음악에 관심이 없다는 응답이 증가했다.
LS증권은 콘텐츠 공급이 늘어날수록 실제 아티스트와 팬이 만나는 오프라인 경험의 희소성이 오히려 높아질 것으로 봤다. 올해 하이브와 에스엠, JYP Ent.,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엔터 4사의 합산 공연 모객 수는 16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상품기획(MD)과 팝업스토어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엔터테인먼트 팝업스토어 개최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으며 엔터 4사의 올해 전체 매출에서 MD·라이선스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평균 20%를 웃돌 것으로 추정했다.
AI는 기존 엔터사를 위협하기보다 제작비를 절감하고 IP 수익화를 확대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실제 K팝 업계에서는 뮤직비디오 배경과 시각효과 등에 AI 활용이 늘고 있다.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창섭의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는 제작 기간을 약 70%, 제작비를 50% 이상 줄인 것으로 파악됐다.
향후에는 AI를 활용한 IP 라이선스 사업에도 주목했다. 글로벌 음반사들은 AI 사업자와 음원·아티스트 IP 사용 계약을 맺고 이용료를 받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아티스트와 캐릭터 IP에 AI 대화나 개인화 기능을 결합한 유료 서비스가 시작되고 있다.
특히 캐릭터 IP는 실제 아티스트의 얼굴이나 목소리를 AI로 구현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권리와 이미지 훼손 문제를 줄일 수 있어 활용 가치가 높다고 봤다. 팬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은 AI 캐릭터 대화와 유료 구독, 디지털 상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에도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LS증권은 엔터 4사의 합산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약 18배, 하이브를 제외한 3사는 약 12배까지 낮아진 점에도 주목했다. BTS 컴백 직전 약 30배와 비교하면 밸류에이션이 약 42% 조정된 수준이다. 대형 모멘텀 공백과 비우호적인 수급이 반영됐지만 내년 대형 IP 컴백과 저연차 아티스트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주가 반등 여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박성호 LS증권 연구원은 “AI 콘텐츠 공급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기존 엔터 산업의 해자는 견조하다”며 “중장기적으로 경쟁력 있는 IP와 이를 확장할 수 있는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