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로봇이 차체 들고 ‘척척’…기아 PBV 전용공장 가보니

입력 2026-09-0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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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벅’ 순차 조립 공법 적용…다양한 차체 제원·사양 대응
로보틱스·비전 기술로 조립·이송·검사 자동화…품질·효율 제고
PV5 라인업 확대·대형 PBV ‘PV7’ 추가 계획

▲경기 화성시 오토랜드 화성의 ‘에보 플랜트’ 내 이스트 플랜트 차체공장 내부 전경. 문현호 기자 m2h@
▲경기 화성시 오토랜드 화성의 ‘에보 플랜트’ 내 이스트 플랜트 차체공장 내부 전경. 문현호 기자 m2h@

8일 경기 화성시 오토랜드 화성의 ‘에보 플랜트(EVO Plant)’ 내 이스트 플랜트(East Plant). 차체공장에 들어서자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산업용 로봇들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었다. 로봇 팔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차체를 조립하고 옮겼고, 공장 바닥에서는 무인운반차(AGV)가 차체와 부품을 싣고 공정 사이를 오갔다. 기아의 목적기반모빌리티(PBV) PV5가 만들어지는 현장이다.

이날 기아가 개최한 ‘PBV 생산 허브 테크 데이’를 통해 이스트 플랜트의 차체공장과 조립공장을 차례로 둘러봤다.

에보 플랜트는 이스트 플랜트와 웨스트 플랜트(West Plant)로 나뉜다. 현재 이스트 플랜트에서는 PV5를 생산하고 있으며 구축 중인 웨스트 플랜트에서는 향후 대형 전동화 PBV인 PV7·PV9을 생산한다. 두 공장을 합친 연간 생산 역량은 총 20만대다.

PBV는 하나의 기본 차량을 토대로 승객 운송부터 화물·냉동차 등 고객의 사용 목적에 맞춰 공간과 사양을 달리할 수 있다. 그만큼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다양한 제원과 사양을 소화하는 유연성이 중요하다.

차체공장은 로봇 기반의 높은 자동화 수준이 특징이다. 용접 공정 자동화율은 100%, 부품 이송 등 핸들링 작업은 약 80%에 달한다.

바디빌드 라인에서 눈에 띈 것은 ‘4-벅(Buck) 순차 조립 공법’이다. 기존 하나의 주요 공정에서 진행하던 차체 조립을 인너벅·레일벅·아우터벅·루프벅 등 4개 공정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조립한다. 다양한 차량 제원과 사양 변화에 대응하면서 부위별 최적의 용접 조건을 구현하기 위한 방식이다.

라인에서는 최대 600㎏을 감당하는 대형 산업용 로봇 두 대가 ‘협조제어’를 통해 다양한 길이의 차체를 운반했다. 공장 바닥에서는 AGV가 차체를 나르고 생산라인에 필요한 부품을 공급했다.

장착 라인에서는 비전 카메라가 차체 위치를 측정하면 로봇이 이를 토대로 도어와 테일게이트, 펜더 등을 자동 조립한다. 검사 과정에서는 3D 비전 카메라로 차량 전체를 스캔해 차량 좌우 각각 21개 지점의 간격과 단차를 ±0.2㎜ 수준으로 측정한다.

차체공장을 지나 찾은 조립공장에서는 도장을 마친 차체가 최종적인 자동차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다. 이곳은 연간 10만대 생산능력을 갖췄으며 내·외장 부품과 배터리 등을 조립해 PV5를 완성한다.

조립공장의 자동화율은 29%로 차체공장보다 낮다. 조립 과정에서 다루는 부품이 600여개에 달하는 데다 부드럽고 유연한 소재까지 특성이 다양해 작업자가 직접 다뤄야 하는 공정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이스트 플랜트는 기존 자동화가 쉽지 않았던 루프 패드와 헤드라이닝 등의 투입·장착까지 자동화하며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후드 자동 장착’ 공정에서는 로봇들이 후드를 옮겨 위치를 맞추고 차체에 볼트를 체결한다.

기아 관계자는 “현대기아 최초로 차체 공장이 아닌 조립 공장에서 후드를 자동으로 장착한다”며 “도장이 완료된 바디에 후드를 장착하는 것으로 차량의 색상과 무관한 검은색 보드를 장착한 PV5만의 시그니처 디자인을 형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스트 플랜트는 순차 조립 공법으로 다양한 차종에 대응하는 동시에 로보틱스와 비전 기술을 활용해 생산 자동화와 품질 확보에 나서고 있다.

공장에서 만들어진 PV5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고객의 사용 목적에 따라 일부 차량은 오토랜드 화성 인근 ‘PBV 컨버전 센터’에서 맞춤형 차량으로 확장된다.

컨버전 센터에는 98개 작업셀과 14개 검사셀이 마련됐다. PV5 프라임과 오픈베드, 크루밴, 내장·냉동탑차 등 다양한 모델을 생산할 수 있으며 향후 PV7·PV9 기반 컨버전 모델까지 생산 영역을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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