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證 “2차전지 비중확대⋯미국 BESS 탈중국 수혜 주목”

입력 2026-09-07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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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주요 종목. (출처=하나증권)
▲2차전지 주요 종목. (출처=하나증권)

하나증권은 2차전지 업종에 대해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유지한다고 7일 밝혔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력망은 국가의 방위, 제조 및 서비스 경제 활동, 일상생활 등 모든 영역에 영향을 주는 기반 시설이라는 점에서 안보자산”이라며 “미국 전력 행정명령과 정상회담을 함께 고려하면 대형주 중심의 배터리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규모 전력 시스템에 사용되는 일부 외국산 장비의 구매, 수입, 이전, 설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한 점에 주목했다. 전력망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자산으로 다뤄지고 있고, 미중 패권 경쟁 속 핵심 전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해당 명령에서 규제하는 전력 시스템 범주에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가 포함됐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봤다. BESS는 단순히 배터리 셀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배터리 셀,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인버터, 소프트웨어 등을 통합한 하나의 제어 시스템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 정부는 BESS 역시 디지털 백도어가 존재해 외국이 원격으로 해당 장비에 접근할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언급했다”며 “이번 행정명령의 핵심 키워드는 전력망에 대한 원격 접근 가능성”이라고 짚었다.

BESS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설비가 아니라 전력망의 계통 안정성과 피크 절감을 위해 통신망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디지털 백도어를 통한 원격 접근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내포하고 있어 미국의 탈중국 논리가 강하게 작동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판단이다. 하나증권은 이에 따라 BESS 통합 시장, 즉 시스템통합(SI)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미국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현재 미국 SI 시장 내 중국 기업 점유율은 최근 3개년 우드맥킨지 자료 기준 약 15% 안팎으로 추정된다.

김 연구원은 “전체 시장 규모가 연평균 15% 이상 성장하는 상황에서 15%에 달하는 중국 기업들의 지배력이 약화될 경우 테슬라와 플루언스에너지 같은 미국 SI 업체들의 수혜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봤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부터 미국 SI 기업을 100% 인수해 SI 자회사 버텍(Vertech)을 통해 BESS 통합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이번 행정명령을 통해 국내 기업들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24일 워싱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제기되는 ‘미국의 배터리 양보설’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BESS가 안보자산으로 분류되는 상황에서는 전반적인 배터리 공급망을 둘러싼 미중 데탕트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당장 대체 불가능한 일부 광물 자원, 예컨대 흑연 등에 대해서는 희토류와 같은 맥락에서 미국의 구애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전반적인 배터리 공급망에 대한 미중 데탕트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주간 주가 흐름에서는 배터리 대형주가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배터리 대형주 3사 합산 유니버스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주가는 한 주간 0.6% 하락했지만 코스피 수익률 -1.5%를 0.9%포인트 웃돌았다. SK이노베이션은 한 주간 18.3% 상승했다. SK온이 미국 네오볼타파워(NeoVolta Power)와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셀 9GWh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반면 삼성SDI는 직전 주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으로 4.0% 하락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와 외국인·기관 동반 순매도로 3.1% 내렸다.

미국 BESS 시장 성장세도 투자 포인트로 제시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6년 6월 말부터 2027년 6월 말까지 유틸리티급 태양광·풍력 설비가 전년 대비 41%, BESS가 4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BESS 증설 규모는 22.8기가와트(GW)로 예상됐다.

글로벌 ESS 설치량도 증가세다. 6월 글로벌 ESS 신규 설치량은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50.8GWh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전력망용(Grid)은 42.8GWh, 수용가 후단용(BTM)은 8.0GWh였다. 1~6월 누적 설치량은 182.2GWh로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미국 6월 ESS 신규 설치량이 13.0GWh로 전년 동기 대비 76% 늘었다. 유럽은 4.2GWh로 249% 증가했고, 중국은 12.7GWh로 15% 감소했다.

김 연구원은 “BESS는 전력망 안보 논리에서 자유롭지 못한 영역”이라며 “미국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점유율 하락과 국내 대형 배터리 업체의 기회 확대를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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