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기반기금 체납 53억인데⋯한전, 5년간 강제징수 ‘0건’

입력 2026-09-0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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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이후 체납자 14.9만명...연평균 5.8억 '회수 포기' 대손처리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 "시효 남은 미수납액 최대한 받아야"

(연합뉴스)
(연합뉴스)

전기요금에 합산돼 청구되는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을 체납하고 아직 내지 않은 사람이 14만9000명, 체납액은 5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징수 주체인 한국전력은 최근 5년간 강제징수에 나선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6일 국회 기후환경에너지노동위원회 소속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을 체납한 인원은 14만8692명, 누적 체납액은 52억9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은 전력산업 발전과 기반 조성을 위해 전기 사용자에게 부과되는 준조세 성격의 기금으로, 지난해 7월부터 전기요금의 2.7% 요율로 청구되고 있다.

현행법상 전력기반기금 부담금을 포함한 전기요금을 미납할 경우 국세 체납 처분에 준해 강제징수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그러나 한전이 최근 5년 사이 이 권한을 행사해 강제징수에 나선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대신 한전은 월 100만원 이상 고액 미납자 등을 대상으로 법원에 전기요금 지급명령을 구하는 등의 최소한의 법적 조치만 취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2021년 402건, 2022년 498건에서 2023년 419건, 2024년 302건, 2025년 197건으로 매년 눈에 띄게 줄어드는 추세다.

징수 노력이 느슨해진 사이 '회수 불가'로 판정 나 허공으로 증발하는 기금은 상당하다. 체납자의 폐업이나 파산, 소재 불명, 채권 시효 완성 등으로 인해 한전이 '대손 처리(회수 포기)'한 금액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연평균 약 5억7776만원에 달했다. 특히 2025년 한 해에만 11만3226건, 5억9355만 원이 대손 처리되며 회수가 영구적으로 불가능해졌다.

한전 측은 요금 미납의 주된 원인으로 '거시경제 악화에 따른 가계 및 기업의 지급 능력 약화'와 '전기요금 인상 누적에 따른 부담 가중'을 꼽고 있다. 경기 침체로 한계 상황에 내몰린 사용자가 많아 무작정 징수에 나서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실하게 요금을 납부하는 대다수 국민과의 형평성 훼손은 물론, 전력산업 투자를 위한 필수 재원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징수 관리를 엄격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전력산업기반기금은 과거 요율 인하 조치와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올해 기금존치평가에서 중기 가용 자산이 적정 규모를 크게 밑돌 것으로 분석돼 재원 고갈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태다.

박수민 의원은 "성실히 요금을 내는 국민과 체납자를 명확히 구분해 관리하도록 법에 강제징수 규정이 마련되어 있음에도 한전은 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효가 지나면 대손 처리하고 끝내면 된다는 식으로 손을 놓을 것이 아니라, 시효가 남은 미수납액은 받을 수 있는 한 최대한 받아내는 등 책임 있는 징수 행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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