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CC 부르는게 값"…AI發 슈퍼사이클·삼성전기 1조 수주로 입증

입력 2026-09-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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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 생성) (이미지=구글 노트북 LM)
▲(사진=AI 생성) (이미지=구글 노트북 LM)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산으로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품귀 현상이 심화하면서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이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기가 조 단위 공급계약을 따내며 호황을 입증한 가운데 관련 종목들의 주가도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MLCC 시장은 AI 서버 수요 확대로 유통 재고 고갈과 납기(리드타임) 장기화가 이어지고 있다. 연초 16주 수준이던 고용량 MLCC 납기는 8월 현재 21주까지 늘어났으며 주요 유통 채널에서는 서버 전원부용 47uF(마이크로패럿) 규격 등이 일제히 품절됐다. 무라타의 일부 100uF 제품은 재입고 시점이 2027년 1월로 밀려 부품 확보 대기 기간이 수개월 단위로 길어졌다.

공급 부족에 글로벌 주요 제조사들의 가격 인상도 전방위로 번지고 있다. 대만 야게오가 전 품목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일본 타이요유덴은 5월에 이어 9월 1일부로 추가 인상을 통지하며 납기 보장이 어렵다고 밝혔다. 점유율 1위인 일본 무라타 역시 실적 발표에서 유통 채널 대상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시장 전반의 가격 상승 압력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선두 업체들이 생산능력을 고수익 AI 서버용 제품에 집중 배치하면서 범용 MLCC의 공급 공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과 일본 업체가 축소한 소비자용 범용 물량이 대만과 중국 후발 업체로 이전되는 낙수효과도 뚜렷하다. 실제로 대만 수동소자(Passive) 섹터의 7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급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러한 업황 호조는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기의 대형 수주를 통해 명확히 입증됐다. 삼성전기는 전날 글로벌 반도체 플랫폼 기업과 1조722억원 규모의 MLCC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6월 4540억원, 7월 2951억원에 이은 세 번째 장기공급계약(LTA)으로 단일 규모만 앞선 두 건의 합산을 43% 웃돌며 3건 누적 수주액은 1조8213억원에 달한다.

이번 수주는 공급자 우위 속 가격 협상력이 극대화됐음을 보여준다. 물량을 보장받는 대신 단가를 낮추는 통상적 계약과 달리 삼성전기는 물량과 가격을 동시에 챙기며 3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것으로 추산된다. 고난도 서버용 제품 1개를 만드는 데 범용 3개분의 생산능력이 소모되는 만큼 이번 계약으로 약 1800억개, 3건 누적 기준 약 3000억개의 범용 생산 여력이 전환된다.

업황 호황에 힘입어 주식시장에서도 MLCC 관련 종목들이 연초 대비 가파른 랠리를 펼치고 있다. 삼성전기 올해에만 25만5000원에서 2일 140만원으로 449.02% 폭등했다. 전장과 산업용 MLCC를 생산하는 삼화콘덴서 역시 281.20% 뛰었고 아모텍도 9.57% 상승했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납기와 재고, 수출 단가 등 모든 지표가 전형적인 상승 사이클을 가리키고 있으며 삼성전기의 조 단위 계약으로 타이트한 수급과 실적 가시성이 입증됐다"며 "3분기 유통가 인상 효과 반영에 이어 4분기 직납가 인상과 무라타의 판가 조정까지 현실화할 경우 MLCC 기업들의 2027년과 2028년 실적 눈높이는 더욱 가파르게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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