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억 ‘오텔로’ 무산하면 어쩌나…부산오페라하우스 ‘플랜B’ 있나

입력 2026-09-0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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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남명숙 부산시의원 (사진제공=부산시)
▲더불어민주당 남명숙 부산시의원 (사진제공=부산시)

105억 원짜리 개관공연이 흔들리고 있다.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공연으로 추진 중인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의 오페라 '오텔로'. 세계 정상급 오페라극장의 작품으로 새 공연장의 출발을 알리겠다는 계획이지만, 정작 공연 추진에 변수가 생기거나 무산될 경우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답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부산시의회에서도 같은 문제 제기가 나왔다.

남명숙 부산시의원은 최근 “105억 원 규모의 공연이 여론과 예산 문제 등으로 무산되고, 정명훈 예술감독마저 개관공연 지휘를 맡지 않는 상황까지 가정한 플랜B를 부산시가 지금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제는 두 갈래다.

하나는 105억 원이라는 예산 자체다. 개관공연 한 편에 1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장기적인 기반 구축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

다른 하나는 '오텔로'가 예산이나 계약, 제작 일정 등 예상치 못한 변수로 무산될 경우 부산시가 내놓을 대안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세계적인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공연 하나에 모든 개관 전략을 걸어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개관의 상징인가, 105억짜리 일회성 행사인가

부산오페라하우스는 2027년 9월 개관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개관공연으로는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의 '오텔로'가 추진되고 있다.

세계적인 작품으로 새 공연장의 출발을 알린다는 상징성은 분명하다.

하지만 공연 규모가 커질수록 부담도 함께 커진다.

대규모 해외 공연 초청은 예산 확보와 계약, 제작 일정 등 여러 변수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만약 '오텔로'가 계획대로 성사되지 못할 경우 개관 프로그램 전체를 대체할 준비가 돼 있는지가 핵심이다.

개관을 앞두고 수년간 준비해 온 대표 공연에 차질이 생겼을 때 즉시 가동할 수 있는 대안 체계를 갖추는 것은 대형 공연시설 운영에서 선택이 아니라 기본에 가깝다.

그러나 지금까지 공개된 부산시의 계획만 놓고 보면 '오텔로'를 대체할 구체적인 개관 프로그램이나 별도의 플랜B가 충분히 준비됐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결국 부산오페라하우스의 개관 전략이 하나의 해외 초청공연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오텔로가 무산되면 무엇을 올릴 것인가"

더 근본적인 문제는 개관 이후다.

부산오페라하우스가 단순한 공연 초청 공간이 아니라 제작극장으로 성장하려면 자체 제작 역량을 갖춰야 한다.

오페라는 성악가뿐 아니라 오케스트라와 합창, 무대와 조명, 의상과 연출이 결합하는 종합예술이다. 해외 주요 오페라극장이 상주 예술단체와 자체 제작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개관을 앞둔 지금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상주 오케스트라와 자체 제작 시스템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 상태에서 105억 원 규모의 해외 초청공연으로 화려하게 문을 연 뒤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개관공연이 끝난 뒤에도 매년 막대한 비용을 들여 해외 작품을 불러와야 한다면 부산오페라하우스는 결국 '비싼 무대를 빌려오는 공간'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자체 제작 시스템과 지역 예술인 참여 구조, 상주 예술단체를 갖춘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단순히 공연을 소비하는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고, 부산의 예술 생태계를 키우는 거점이 될 수 있다.

결국 105억 원을 어디에 쓰느냐의 문제는 단순한 예산 논쟁이 아니다.

한 번의 화려한 공연에 투입할 것인가, 아니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부산에 남을 제작 역량에 투자할 것인가의 선택이다.

플랜A보다 중요한 것은 플랜B

105억 원의 '오텔로'가 성공적으로 무대에 오르느냐는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부산시가 답해야 할 질문은 따로 있다.

'오텔로'가 무산되면 부산오페라하우스는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그리고 또 하나의 질문이 남는다.

'오텔로'가 끝난 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무엇을 만들어낼 것인가.

화려한 개관공연을 준비하는 플랜A만큼이나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응할 플랜B와 개관 이후를 책임질 제작 기반이 필요하다.

부산시립예술단과 지역 예술인, 국내외 민간 예술단체가 참여할 수 있는 다층적인 개관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동시에 상주 예술단체와 자체 제작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구축하는 장기 운영 청사진도 제시해야 한다.

개관 당일의 박수갈채보다 중요한 것은 그다음 날이다.

105억 원짜리 '오텔로'가 무대에 오르는 순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공연이 막을 내린 뒤에도 부산오페라하우스가 스스로 무엇을 만들고 시민들에게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느냐다.

105억짜리 개관공연보다 더 비싼 것은 플랜B 없이 문을 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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