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 전환과 차량의 스마트화, 보호무역주의와 환경규제 강화로 글로벌 타이어 산업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K-타이어'가 글로벌 탑티어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RE·고인치 타이어 공략과 함께 생산 거점, 원료 조달 체계를 새로운 무역·환경규제 정책에 맞게 재편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정KPMG는 2일 ‘글로벌 탑티어로 랜딩을 준비하는 K-타이어’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타이어 산업의 변화와 국내 타이어 기업이 직면한 경쟁 양상을 분석하고, K-타이어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4대 전략 과제를 제시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타이어 시장 규모는 2022년 1259억달러에서 2027년 1762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신차용(OE) 타이어는 신차 판매량과 연동되는 반면, 교체용(RE) 타이어는 차량 노후화와 글로벌 차량 등록 대수 증가에 따라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K-타이어 3사(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의 글로벌 위상도 뚜렷하게 높아졌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3사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확대됐으며, 프리미엄 완성차부터 범용 브랜드까지 OE 공급 범위도 넓어졌다. 또한 60~80년에 달하는 브랜드 역사와 스포츠 마케팅 등을 기반으로 글로벌 인지도와 평판도 강화되고 있다.
다만, 글로벌 탑티어와 비교하면 시장점유율, 프리미엄 OE 공급 비중, 문화적 자산으로서의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 여전히 격차가 존재한다. 특히 탑티어 지위를 둘러싼 경쟁에는 한국타이어를 비롯해 피렐리, 스미토모고무, 요코하마고무 등 2024년 매출 기준 글로벌 시장 5~8위권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보고서는 K-타이어가 글로벌 탑티어와의 격차를 좁히고 확대된 시장점유율을 수성하기 위해 △전기차 RE 시장 △고인치 타이어 시장 △글로컬(Global+Local) 생산 거점 △원료 조달 체계 등 4개 분야의 전략 과제를 제언했다.
먼저, 전기차 RE 시장에서는 ‘고객 접점’ 확보가 핵심이다. K-타이어는 RE 최초 교체 고객과 반복 교체 고객을 구분한 차별적인 고객 자산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최초 교체 고객에게는 다양한 유통·서비스 채널을 확보해 고객 접점을 넓히고, 반복 교체 고객에게는 자사 채널을 통한 구매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고인치 타이어 시장에서는 기존 경쟁 질서를 우회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인치 타이어가 글로벌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가운데 기존 탑티어 역시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정면 경쟁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상대적으로 기존 관계가 약한 신생 완성차 기업에 대한 OE 공급을 확대해 경쟁 장벽을 우회하고, 미국·독일 등 주요 시장에서는 타이어 독립 판매점의 판매원 전문성을 활용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타이어 생산 전략도 ‘글로벌 최적화’에서 ‘로컬 완결’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국과 EU를 중심으로 관세 장벽이 높아지면서 주요 시장에서 현지 생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모든 지역에 생산거점을 구축하는 것은 인력과 자원 측면에서 비효율적일 수 있는 만큼, K-타이어는 지역별 수요·생산능력·관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글로컬(Global+Local) 생산거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원료 조달 측면에서는 EU 산림전용방지법(EUDR) 등 환경규제 대응도 주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EUDR은 대형·중견기업의 경우 2026년 12월 30일, 소형·영세기업은 2027년 6월 30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특히 천연고무의 공급망 관리가 규제 대응과 직결되는 상황에서 EU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원료 조달 단계부터 대응체계를 갖춰야 한다. 다만 EUDR은 충족 여부만 판정되고 초과 대응이 추가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과도한 투자보다는 규제 수준에 맞는 적정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박경호 삼정KPMG 상무는 “전기차 전환과 차량의 스마트화, 보호무역주의와 환경규제가 동시에 밀려오는 지금이 타이어 산업의 경쟁 질서가 재편될 수 있는 변곡점”이라며, “K-타이어가 글로벌 탑티어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고객 접점, 고인치 OE, 생산거점, 원료 조달 분야에서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