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보장성 카드납 17%대…납부방식 차이 영향

손해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신용카드로 낼 수 있는 상품을 대폭 확대했으나 실제 카드 결제 비중은 제자리걸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보장성보험의 경우 사실상 전 상품에서 카드납이 가능해졌지만 실제 결제 비중은 여전히 17%대에 갇혀 있다. 매월 자동이체로 납부하는 소비자 관행에 더해 카드 수수료 부담을 꺼리는 보험사의 소극적 태도가 맞물린 결과다.
10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손보사 카드결제 가능상품지수는 96.1%로 전년 동기 대비 7.4%포인트(p) 상승했다. 해당 지수는 손보사가 판매 중인 상품 가운데 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상품의 비율을 뜻한다. 지난해 3분기 92.7%를 찍으며 90%대로 올라선 뒤 우상향 중이다.
상품군별로는 △장기보장성보험 99.7% △자동차보험 98.2% 등으로 대부분의 상품에서 카드 결제가 가능했다. 카드납을 전면 불허하는 1개사를 제외하면 장기보장성보험을 파는 모든 손보사의 결제 가능 비율은 100%에 달했다.
카드납 문호가 대폭 열렸음에도 실제 결제 비중은 미미했다. 2분기 손보업계 전체 카드결제지수는 금액 기준 30.5%, 건수 기준 18.9%에 머물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금액 기준은 0.5%p, 건수 기준은 0.7%p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상품별 양극화는 극명했다. 주력 상품인 장기보장성보험의 카드결제지수는 금액 기준 17.1%, 건수 기준 17.2%에 불과했다. 전체 거둬들인 보험료 18조8881억원 중 카드로 결제된 금액은 3조2269억원에 그쳤다. 장기저축성보험의 카드납 비중도 금액 기준 2.9%로 바닥을 쳤다.
반면 자동차보험은 카드납 쏠림이 뚜렷했다. 자동차보험의 카드결제지수는 금액 기준 79.6%, 건수 기준 69.0%에 달했다. 전체 보험료 5조4051억원 중 4조3037억원이 카드로 결제됐다.
업계는 결제 방식과 상품 특성의 차이가 이 같은 간극을 낳았다고 분석한다. 장기보장성보험은 10~20년 이상 매월 소액을 납부해 계좌 자동이체가 정착된 반면, 자동차보험은 1년 치 보험료를 한 번에 내야 해 카드 일시불이나 무이자 할부 선호도가 높다.
여기에 2% 안팎에 달하는 카드 수수료 부담도 걸림돌이다. 카드납이 늘어날수록 가맹점 수수료 지출이 불어나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카드 결제를 적극적으로 유도하지 않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보험은 번거로운 카드 갱신보다 통장 자동이체를 선호하는 고객이 다수”라며 “수수료 원가 부담이 존재하는 한 보험사가 카드납 마케팅에 나설 이유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