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아크로호, 북극해 진입…해빙 살피며 속도 조절

입력 2026-09-0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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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0일 빌키츠키 해협 통과·14일 영국 입항 예정
극지 전문인력·위성통신 투입…기상 따라 일정 변동

▲22일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나서는 팬스타 아크로호 전경. (사진제공=해양수산부)
▲22일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나서는 팬스타 아크로호 전경. (사진제공=해양수산부)
국내 컨테이너선 최초로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나선 팬스타 아크로호가 31일 북극해에 진입했다. 선박은 북극해 기상과 해빙 상황을 살피며 속력을 조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 펠릭스토우항 입항 예정일도 당초 9월 9일에서 14일로 늦춰졌다.

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팬스타 아크로호는 이날 한국시간 오전 8시 북위 66도30분 이북의 북극해역에 진입했다. 22일 부산항신항을 출발한 지 9일 만이다.

팬스타 아크로호는 러시아 북쪽을 지나는 북동항로를 따라 운항해 9월 10일께 빌키츠키 해협을 통과할 예정이다. 빌키츠키 해협은 러시아 타이미르반도와 세베르나야제믈랴 제도 사이에 있는 북동항로의 주요 길목이다.

이후 9월 14일께 영국 펠릭스토우항에 입항한다. 기존 계획은 9월 7일께 북극해역을 통과해 9일 펠릭스토우항에 도착하는 일정이었지만 북극해 기상과 해빙 상황을 고려해 선박 속력을 조절하면서 운항 일정이 늦어졌다. 앞으로의 기상과 해빙 상태에 따라 일정은 다시 변경될 수 있다.

팬스타 아크로호가 운항하는 북극해 구간은 약 6400㎞다. 부산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북동항로 운항 거리는 약 1만3000㎞로 기존 수에즈운하 항로보다 약 7000㎞ 짧다.

그러나 북극해는 여름철에도 저온과 해빙, 급변하는 기상 등 위험 요인이 적지 않다. 글로벌 보험사 알리안츠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북극해에서 발생한 100t급 이상 선박 사고 500여건 가운데 기계 피해와 고장이 253건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난파·좌초가 67건, 화재·폭발 54건, 충돌 29건으로 뒤를 이었다.

해수부와 선사는 이에 대비해 선박과 화물 확보 단계부터 선원 구성, 보험 가입, 비상대응체계를 함께 마련했다.

팬스타 아크로호의 선장과 항해사 6명은 모두 극지해역 운항 전문교육을 이수했다. 북극해 운항 경력이 있는 국내 유일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항해사도 1등항해사로 승선해 선장을 보좌한다.

한국해운협회와 한국선장포럼은 해빙과 저온 등 극지 특성을 반영한 ‘극지해역 운항 매뉴얼’을 만들어 선사에 전달했다. 팬스타 아크로호는 극지 환경에서 운항할 수 있는 내빙 성능도 갖췄다.

선박에는 고위도 해역에서 통신할 수 있도록 저궤도 위성통신 장비를 추가로 설치했다. 해수부와 선사, 선박관리사는 이를 활용해 24시간 연락·모니터링 체계를 운영한다.

시범운항 시기도 쇄빙선 등 지원 선박의 도움 없이 단독 운항할 수 있는 여름철로 정했다. 현재 북극해는 백야 기간이어서 선원들이 육안으로 주변 해빙과 운항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해수부 설명이다.

선체와 화물, 선원·환경 피해 등에 대비한 보험 가입도 마쳤다. 국내 보험사가 위험을 먼저 인수하고 피해 규모에 따라 여러 재보험사가 이를 분담하는 구조다.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해양경찰청과 사고 해역 담당국의 수색·구조기관이 국제협약에 따라 대응한다.

팬스타 아크로호는 펠릭스토우항을 비롯한 유럽 주요 항만에 기항한 뒤 다시 북극항로를 거쳐 부산으로 돌아올 계획이다. 해수부는 왕복 운항에서 확보한 운항 거리와 소요시간, 연료 소모량, 운항비용, 정시성 등을 분석해 북극항로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검증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선박이 출항하는 순간부터 해수부와 선사, 선박관리사가 24시간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할 것”이라며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비상상황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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