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공시 기준 감안하면 최소 6600억원 이상 규모
‘방산 전통 강호’ 서유럽 진입…현지화 수출모델도 확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스페인과 최소 6600억원 규모의 K9 자주포 수출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K9이 서유럽 국가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스페인 등 자체 방산기업과 무기체계 기반이 강한 ‘전통 방산 강호’ 서유럽 시장을 뚫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1일 스페인 방산업체 인드라시스템스(INDRA SISTEMAS S.A.)와 ‘스페인 K9 자주포 등 수출 실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체결일은 지난 28일이다.
구체적인 계약금액은 경영상 비밀유지를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회사의 단일판매·공급계약 의무공시 기준이 약 66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계약은 최소 6600억원 이상 규모로 추정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약 26조7029억원이다.
계약 조건에 따라 체결 후 계약금의 20%를 1차 선급금으로 지급하고 오는 12월 31일까지 5%를 추가 지급한다. 계약금액과 종료일은 비밀유지 사유가 해소되면 추가 공시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의 의미는 단순히 K9 운용국이 하나 늘었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K9은 그동안 폴란드·핀란드·노르웨이 등 북·동유럽을 중심으로 입지를 넓혀왔다. 반면 서유럽은 자국 방산업체와 기존 무기체계에 대한 선호가 강해 외국산 플랫폼의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스페인 수출은 K9이 이 같은 시장에서도 성능과 운용 신뢰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지화 전략도 강화된다. 이번 사업은 완성품을 단순 수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인드라시스템스 등 현지 업체와 협력해 추진된다. 유럽 각국의 자국 산업 참여와 현지 생산·정비 요구에 맞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산업협력형 수출모델도 확대되는 셈이다.
스페인의 합류로 K9 운용 경험과 정비·교육 노하우를 공유하는 ‘K9 유저클럽’의 외연도 넓어질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화력과 기동성, 생존성뿐 아니라 운용·정비 효율성까지 앞세워 서유럽 추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