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공유숙박 제도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입력 2026-08-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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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서울에서 열릴 세계청년대회(WYD)는 전 세계 수십만 명의 청년이 한국을 찾는 초대형 국제행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외래관광객 3000만 명 조기 달성에 이어 4000만 명 유치로 관광객 유치 목표를 상향한 가운데, 우리에게는 한국의 관광 경쟁력을 세계에 보여줄 절호의 기회인 동시에, 관광 수용태세를 시험받는 중요한 시험대이기도 하다.

특히 걱정되는 것은 숙박 수용력이다. 기존 호텔과 연수원 등 전통적인 숙박시설만으로는 특정 시기에 집중되는 대규모 관광 수요를 탄력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 숙박난은 물론 가격 급등과 불법 숙박업소 증가라는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2027 세계청년대회 앞서 숙박난 ‘비상’

이런 점에서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숙박업 관리체계를 일원화하기 위해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가칭 ‘숙박업법’ 제정을 추진하는 것은 의미 있는 변화다. 보건복지부가 담당해온 일반·생활숙박업 관련 업무를 이관해 숙박정책을 하나의 체계로 관리하려는 방향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도심 공유숙박의 제도화다. 현재 도심 공유숙박은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이라는 제한적 제도에 묶여 있다. 원칙적으로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영업은 허용되지 않으며, 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해 일부 사업자에게만 제한적으로 기회가 열려 있다. 그 결과 실제 시장에서는 제도권 밖의 미신고·불법 숙박업소가 늘어나고, 정부가 시장을 제대로 관리하기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현행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의 주민동의 제도 역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일정한 경우 관리주체의 동의 여부를 확인하고 동의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시 공동주택관리규약에서도 300가구 이상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관련 절차가 규정돼 있다. 문제는 이러한 기준을 넘어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비공동주택이나 의무관리 대상이 아닌 시설에까지 일률적으로 주민동의를 요구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사업자의 합법적 시장 진입 자체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결과적으로 관리의 사각지대를 확대하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주민의 안전과 주거환경 보호는 당연히 중요하다. 그러나 주민동의를 진입의 전제조건으로 광범위하게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오히려 합법적인 시장 진입을 제한하면, 일부 사업자는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고, 그 결과 정부의 관리·감독이 어려워져 민원과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하기도 어려워진다.

이제는 규제의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 ‘진입을 차단하는 규제’에서 ‘제도권으로 유도하고 관리하는 규제’로 전환해야 한다. 공유숙박을 무조건 허용하자는 것이 아니다. 사업자 등록과 실명관리, 보험가입, 안전수칙 준수, 민원 대응체계 등을 의무화해야 한다. 동시에 소음이나 쓰레기, 치안 등 주민 민원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조사하고 시정할 수 있는 실효적 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공유숙박의 제도화는 단순히 숙박시설 하나를 늘리는 문제가 아니다. 유휴 주택이라는 민간의 자원을 관광 인프라로 활용하면서도, 이를 정부의 관리체계 안으로 편입시키는 문제다.

진입차단에서 관리하는 규제로 바꿔야

호텔을 새로 짓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반면 기존 주택과 유휴 공간을 합법적인 공유숙박 자원으로 활용한다면 관광 수요가 특정 시기에 집중될 때 훨씬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특히 세계청년대회와 같은 대형 국제행사는 물론, 향후 외래관광객 4000만 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탄력적인 숙박 공급체계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물론 공유숙박 제도화가 기존 숙박업계와의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기존 산업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새로운 관광 수요와 소비자 선택의 변화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기존 숙박업과 공유숙박이 공정한 규칙 아래 경쟁하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2027년 세계청년대회가 대한민국 관광의 수용력을 시험하는 행사가 아니라, 관광 선진국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공유숙박 제도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선택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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