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장들 “고등교육 투자 늘려야”⋯정부에 지원 확대 건의

입력 2026-08-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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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국립대 무상등록금 형평성 문제”…정부에 건의문 전달
규제 완화·AI 인프라 투자·외국인 유학생 제도 개선도 요구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전민현 인제대 총장이 28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교육부의 대화에서 최은옥 교육부 차관에게 국·사립 간 형평성을 고려한 장학금 제도 재설계를 요구하는 사총협 측의 건의문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전민현 인제대 총장이 28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교육부의 대화에서 최은옥 교육부 차관에게 국·사립 간 형평성을 고려한 장학금 제도 재설계를 요구하는 사총협 측의 건의문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 총장들이 정부에 안정적인 고등교육 재정 확충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국·사립대 간 지원 형평성 확보와 대학 규제 완화,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 등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지원도 잇따라 건의했다.

28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2026 하계 대학총장세미나’에서는 최은옥 교육부 차관과 대학 총장 간 대화가 진행됐다. 이번 세미나에는 전국 197개 회원대학 가운데 140개 대학 총장이 참석했다. 당초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최 차관이 대신 참석했다.

이날 정태주 국립경국대 총장은 초·중등에 비해 고등교육 투자가 부족한 현실을 지적하며 안정적인 재정 확충을 요구했다. 정 총장은 “고등교육 재정 확대에 대해 교육부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를 어떻게 제도화해 대학들이 앞으로의 고등교육 재정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 듣고 싶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을 언급하며 고등교육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미래대응기금에서 교육·인재계정을 만들어 고등교육에 꾸준히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며 “고등교육 재정이 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 세금으로 만든 기금인 만큼 얼마나 효율적으로 투자해 성과를 내느냐가 앞으로 계속 확대하는 데 중요한 평가 잣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사립대 간 지원 형평성을 둘러싼 문제 제기도 나왔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전민현 인제대 총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 국립대 신입생 등록금 전액 지원 정책과 관련해 “지방 국립대 학생은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는 반면 지역 사립대 학생은 일부 우수 학생만 선별적으로 지원받게 된다”며 “지원 단계부터 학생들이 차별받는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전 총장은 “대학이 국립인지 사립인지를 기준으로 국가장학금 지급 여부와 규모를 달리하는 합리적인 근거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국·사립 구분 없이 학생의 경제적 여건과 지역 취업·정착 가능성을 중심으로 제도를 다시 설계해달라고 요구했다. 전 총장은 국·사립 간 형평성을 고려한 장학금 제도 재설계를 요구하는 사총협 측의 건의문도 최 차관에게 직접 전달했다.

최 차관은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등록금 부담 없이 대학을 선택할 기회를 제공하려는 정책이라며 사립대 총장들에게 이해를 구했다. 그는 “지방 국립대는 30개 대학이고 45만 명가량의 신입생 가운데 6만 명 정도”라며 “국립대에 내년 신입생부터 적용하려면 1000억원이 안 되는 돈을 추가로 투자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보다 더 많은 금액을 사립대에 진학하는 우수 학생들이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내년 예산에 편성했다”며 “지역 사립대의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예산도 대폭 담았다”고 말했다.

“돈 주기 어렵다면 자유라도 달라”…AI 전환 지원 요구도

▲28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2026 하계 대학총장세미나’에서 최은옥 교육부 차관과 대학 총장 간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한국대학교육협의회)
▲28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2026 하계 대학총장세미나’에서 최은옥 교육부 차관과 대학 총장 간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장순흥 부산외대 총장은 “대학이 잘 되려면 돈과 자유 두 가지인데 돈보다 자유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방 사립대의 학생 정원과 등록금 등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장 총장은 “국립대에 학비를 지원하는 것은 이해하는 측면도 있다”면서도 “그렇다면 사립대에는 돈을 못 주더라도 자유를 많이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최 차관은 대학의 자율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큰 방향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준규 가톨릭대 총장도 AI·바이오·반도체 등 첨단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 교육·연구시설 관련 건축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건의했다. 최 차관은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대학들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인공지능(AI) 첨단인재 양성과 대학의 연구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 확대 요구도 이어졌다. 이향숙 이화여대 총장은 “개별 대학이 고비용의 AI 컴퓨팅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AI 인재 양성과 연구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대학들이 공동 활용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AI 인프라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최 차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지역 데이터센터를 대학이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거점대에 구축되는 인프라를 인근 대학들이 공동으로 활용하는 방안과 함께 장기적으로 대학 전반의 AI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확충하겠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경제적 여건에 따른 AI 활용 격차를 줄이기 위한 지원 방침도 밝혔다. 최 차관은 “학생들의 경제적인 사정에 따라 AI를 더 많이 활용하거나 활용하지 못하게 되면 학생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일정 수준까지는 대학생들이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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