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EU 가입 협상 13년 만에 재개할까…국민투표 초박빙

입력 2026-08-2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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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가입 협상 재개를 묻는 아이슬란드 국민투표 투표함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연합(EU) 가입 협상 재개를 묻는 아이슬란드 국민투표 투표함 (로이터=연합뉴스)

아이슬란드가 유럽연합(EU) 가입 협상을 13년 만에 재개할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에 들어갔다. 사전 여론조사에서 찬반이 엎치락뒤치락한 가운데 투표 결과에 따라 아이슬란드의 EU 가입 논의뿐 아니라 EU의 확장 정책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29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에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EU 가입 협상 재개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진행됐다. 약 27만명의 유권자가 ‘아이슬란드가 EU와 가입 협상을 재개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찬반 의사를 표시한다. 약 5만7000명은 이미 사전 투표를 마쳤다. 아이슬란드 인구는 약 40만명이다.

투표를 앞둔 여론은 팽팽하게 갈렸다. 전날 공개된 갤럽 조사에서는 반대가 51.6%, 찬성이 48.4%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마스키나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찬성 51.3%, 반대 48.4%로 찬성 의견이 앞섰다.

아이슬란드는 2009년 EU 가입을 신청하고 협상에 나섰지만 2013년 EU 가입에 회의적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절차를 중단했다. 당시 협상이 상당 부분 진행돼 EU 집행위원회 당국자들은 협상을 재개할 경우 1~2년 안에 타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번 투표에서는 주권과 경제, 안보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EU 가입 찬성 진영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의지 표명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안보와 경제 안정을 위해 EU 가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유로화 도입으로 통화 변동성을 낮추고 물가와 생활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반대 진영은 아이슬란드가 EU에 가입해 얻을 실익이 크지 않은 반면 국가 주권과 천연자원에 대한 통제권은 약화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국가 정체성과 밀접한 어업과 농업 분야에서 결정권을 침해받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국민투표가 가결되면 아이슬란드는 늦어도 2개월 안에 EU와 가입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이슬란드는 유럽경제지역(EEA)과 솅겐 지역에 속해 이미 상당수 EU 법규를 국내 법체계에 적용하고 있어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다른 후보국보다 먼저 EU에 가입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번 투표 통과가 곧 EU 가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어업권 등 쟁점에 대한 협상을 마친 뒤 최종 가입 여부를 다시 묻는 2차 국민투표를 거쳐야 한다. 반대로 이번 투표가 부결될 경우 아이슬란드의 EU 가입 논의가 당분간 동력을 잃고, 글로벌 무역 경쟁과 러시아의 안보 위협에 대응해 세력 확대를 추진해온 EU의 확장 정책에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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