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이사비 부담 커진 청년⋯지자체 지원사업 확대
전세의 월세화가 공인중개사와 청년 세입자 모두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공인중개사는 전세가 월세로 바뀌면서 거래 한 건당 중개보수가 줄었다고 호소한다. 월세를 택한 청년은 매달 높은 월세를 내면서 집을 옮길 때마다 중개보수와 이사비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법정 단체로 출범한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중개보수 정률제 도입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종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현행 방식은 거래질서를 더 문란하게 만들고 분쟁의 소지가 크다”며 “제대로 질 높은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정률제를 실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세의 월세화와 거래 감소로 중개업계의 경영난이 심해진 만큼 중개서비스에 상응하는 보수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거래금액별 상한 요율 안에서 중개 의뢰인과 공인중개사가 협의해 보수를 정한다. 월세 계약의 거래금액은 보증금에 월세 100개월 치를 더해 산정한다. 이렇게 계산한 금액에 구간별 상한 요율을 곱하면 중개보수 상한액이 나온다.
가령 전세 3억원짜리 주택을 중개하면 받을 수 있는 보수는 최대 90만원이다. 보증금 5000만원·월세 100만원인 주택은 거래금액이 1억5000만원으로 계산돼 중개보수가 최대 45만원이다. 중개사가 매물을 확인하고 임차인을 현장에 안내한 뒤 권리관계를 살펴 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보수는 보증금 규모에 따라 달라지는 구조다.
월세 거래 비중이 높아지면서 중개업계의 보수체계 현실화 요구도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7월 신고된 서울 주택 임대차 계약은 전세 6만7406건, 월세 6만7612건으로 월세 비중이 50.1%를 차지했다. 월세 거래가 전세를 앞지른 것이다.
여기에 거래절벽까지 겹치면서 중개업계의 경영 여건은 악화하고 있다. 전국에서 영업 중인 공인중개사는 2022년 11만8952명에서 2023년 11만5071명, 2024년 11만1877명으로 줄었다. 신규 개업자는 2017년 약 2만 명에서 지난해 9152명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폐업·휴업자가 신규 개업자를 웃도는 흐름도 2023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목돈 마련이 어려워 월세를 선택한 청년은 매달 내는 주거비 부담도 크다. 이사가 잦은 청년은 집을 옮길 때마다 중개보수와 이사비도 새로 부담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청년 중개보수를 지원하는 사업을 확대하는 것도 이 같은 부담 때문이다. 서울시는 올해 청년 8000명에게 부동산 중개보수와 이사비를 생애 한 차례 최대 40만원까지 지원한다. 지난해에는 1만7512명이 신청해 9579명이 1인당 평균 33만원을 받았다.
광주광역시 서구는 거래금액 1억원 이하 주택을 임차한 19~39세 무주택 청년에게 중개보수를 최대 30만원까지 지원한다. 청년이 실제 부담하는 금액은 1000원이다. 부산과 경기 용인·화성·안성 등에서도 청년 중개보수와 이사비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미국 IAU 교수)은 "전세가 줄고 월세 중심으로 시장이 바뀌는 상황에서 월세 중개보수가 낮다는 업계의 문제 제기는 타당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중개보수를 일률적으로 높이면 고가 아파트보다 원룸이나 소형 주택의 월세 거래를 중심으로 지역 기반 플랫폼 등을 통한 직거래가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