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폭증하는 민원과 날로 복잡해지는 요구 사항으로 행정 부담이 한계에 달한 가운데 서울시가 AI를 활용해 민원 처리 체계를 고도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기존 수작업 중심의 방식에서 벗어나 악성 민원 순화, 장문 요약, 처리 부서 자동 추천 등 단계별 AI 도입을 통해 행정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29일 서울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민원처리 효율성 향상 위한 응답소시스템의 생성형 AI 기술 적용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시 응답소에 접수되는 민원 건수는 2021년 약 223만 건에서 2024년 269만 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단순히 양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수천 자에 달하는 장문·다주제 민원을 비롯해 손글씨나 표가 포함된 비정형 서신 민원, 욕설과 비하 발언이 섞인 악성 민원 등이 급증해 담당자의 감정 노동과 업무 피로도가 가중되는 모양새다.
이에 연구원은 AI를 접수·요약·분류·응답 전 단계에 적용하는 실증 연구를 진행했다. 눈에 띄는 성과는 접수 단계의 '악성 표현 탐지와 순화' 기능이다. 연구진이 파인튜닝(미세조정)된 소형 언어모델(sLLM)을 적용한 결과 신규 비속어나 우회적인 비하 표현도 안정적으로 탐지해 행정적으로 수용 가능한 순화된 표현으로 대체했다. 이를 차단 필터가 아닌 담당자 보조 도구로 활용하면 행정적 위험 없이 감정노동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요약 단계에서는 장문 민원의 핵심 쟁점과 요구 사항을 신속히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AI가 요약문과 함께 원문의 근거 문장을 제시하도록 설계해 요점 파악 속도와 신뢰도를 동시에 높였다. 다만 스캔 파일이나 손글씨 등 비정형 서신 민원의 경우 텍스트 추출(OCR) 품질이 요약 성능에 직결되는 만큼 문서 유형에 따라 오픈소스와 상용 OCR을 혼합 적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류 단계에서는 AI가 민원 내용과 서울시 업무 분장 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적합한 처리 부서를 추천하는 기능을 실증했다. 요약된 민원 내용을 기반으로 검색(RAG)을 수행했을 때 검색 노이즈가 줄고 추천 부서의 정확도가 향상되는 결과를 보였다.
응답 단계에서는 반복·유사 민원에 대한 대응 자동화를 검증했다. 같은 내용이 반복 제기되면 과거 사례를 식별하고 종결 형태의 답변 초안을 자동 생성해 담당자의 수고를 크게 덜어냈다.
연구진은 "AI를 전면 자동화에 쓰기보다는 행정 책임과 운영 리스크를 고려해 담당자 보조 도구로서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품질 게이트와 선별적 자동화를 거쳐 점진적으로 AI 적용 범위를 넓혀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