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문 다시 열리는데 금리는 오른다⋯실수요자 체감 엇박자

입력 2026-08-2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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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새마을금고·삼성화재 등 대출 취급 재개
8·13 대책 영향⋯하반기 ‘대출 오픈런’ 없어질듯
가파른 금리 상승에 실수요자 이자 부담은 커져

▲금융권 대출 재개 현황 (김소영 기자)
▲금융권 대출 재개 현황 (김소영 기자)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완화하면서 대출 빗장이 조금씩 풀리고 있지만, 대출금리 상승 압력에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확대했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을 때는 대출 신청 자체에 어려움을 겪다 대출 취급에 여력이 생기자 금리가 높아지면서 차주가 체감하는 금융 여건은 엇박자를 내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금융권 자체 대출 규제가 일부 완화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20일부터 변동형 주담대 취급을 재개했고, 31일부터 타행 대환 대면 주담대도 다시 취급한다. 새마을금고도 이날부터 약 6개월간 중단했던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집단대출 취급을 재개했다. 이들 집단대출에 한해 대출모집인을 통한 취급도 다시 허용하고 비회원 주담대 취급 제한도 해제했다. 삼성화재 역시 7월 초 중단했던 주담대 신규 접수를 이날부터 다시 시작했다. iM뱅크는 9월 1일부터 대면 주담대의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신규 취급을 재개한다.

대출 창구가 다시 열리는 것은 8·13 대책으로 금융회사에 대출 공급 여력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로 두 배 확대하고, 늘어난 대출 여력을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주택공급 촉진과 청년 주거안정, 실수요자 애로 해소 등에 활용하기로 했다. 주택공급과 관련한 주담대는 총량관리 목표에서 별도로 관리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수요자 지원 강화를 위해 대출 여력이 생겼다고 판단되면 신속하게 영업을 재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출 문턱이 차츰 완화되고 있지만 실수요자들의 반응은 기대만큼 좋지 않다. 주택 구입을 앞둔 박정형(46·남)씨는 “여전히 대출받기 힘든 세상인데 금리까지 오르니 매일이 혼란이다”라며 “곧 잔금일이라 대출을 신청해야 하는데 금리 때문에 변동형과 고정형 중 어떤 것으로 신청할지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두 달 전 ‘대출 오픈런’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우윤석(42·남)씨는 “대출을 신청할 때는 금리보다 대출이 가능한지가 우선이었는데 계속 금리가 올라서 스트레스”라며 “현금부자가 아니면 집을 못 사겠다는 생각만 든다”고 말했다.

이미 차주가 실제 적용받은 대출금리는 오름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에서 신규로 취급된 가계대출의 가중평균 금리는 연 4.64%로 전월보다 0.14%포인트(p) 올랐다. 4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주담대 금리는 4.48%로 전월 대비 0.12%p 오르며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최근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변동형 주담대로 이동하는 차주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변동형 주담대 금리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주요 기준이 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7월 3.18%로 전월보다 0.13%p 올라 4개월 연속 상승했다.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은행 조달비용이 추가로 오르면 시차를 두고 변동형 주담대 금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로 0.25%p 인상하면서 시장금리 상승 압력은 더욱 커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는 대출금리 상승 반영이 더 빠른 편으로 은행 예대금리차도 더 커질 수 있다”면서도 “금리가 오르면 은행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지만, 대출 신청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도 많아지고 연체율 관리도 관건이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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