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신탁 가입하면 대출·세금 우대…형평성 확보는 과제 [안심신탁, 파격 지원]

입력 2026-08-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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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 "전세금 갭투자에 쓰이지 않아"
"가입 열려 있어 과도한 특혜 아니다" 평가도

'전·월세 안심신탁' 참여자에게만 대출·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놓고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임차인과 임대사업자라도 가입 여부에 따라 대출한도와 세금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전세금이 갭투자에 활용되지 않고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만큼 제도 정착을 위한 유인책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2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안심신탁 전용 전세대출을 가계대출 총량관리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한 근거는 자금의 용도가 일반 전세대출과 다르다는 데 있다. 일반 전세대출은 임차인의 전세자금으로 집주인에게 지급된다. 집주인이 이를 추가 주택 매입에 사용하면 갭투자를 늘리고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안심신탁에서는 전세대출금이 집주인에게 넘어가지 않고 HUG에 예치된다. HUG는 대출을 확대하더라도 집주인의 주택 매입 자금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HUG 관계자는 "전세대출이 문제가 된 주요 이유는 전세금이 집주인에게 들어가 갭투자에 활용되고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며 "안심신탁은 보증금이 HUG로 들어오기 때문에 임대인의 갭투자에 쓰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을 해주더라도 임차인의 주거비를 줄이는 데만 쓰일 뿐, 임대인에게 들어가 집값을 끌어올리는 자금으로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며 "이런 차이를 고려하면 안심신탁 전용 전세대출에는 별도의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임대사업자에게 대출·세제 혜택을 주는 것도 참여 유인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HUG의 설명이다. 안심신탁에 가입한 집주인은 목돈인 전세금을 직접 사용할 수 없다. 전세금으로 기존 대출을 갚거나 다른 자산에 투자하려는 임대인은 참여할 가능성이 작다. 이를 보완하려면 안정적인 수익과 비용 절감 혜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HUG는 약정수익과 각종 혜택을 합치면 집주인이 체감하는 수익이 연 5%에 가까울 것으로 추산한다. HUG 관계자는 "예상 약정수익률 연 4.35%에 임대사업자 보증료 면제에 따른 약 0.2%의 비용 절감, 임대소득세 혜택과 공실 발생 시 2개월간 수익을 보장하는 효과 등을 합한 것"이라며 "전세 수요가 많은 서울에서는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등록 임대사업자의 임대보증금보증 가입 의무를 면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세금을 HUG가 관리하고 반환하기 때문에 별도의 반환보증이 필요하지 않다는 논리다. 보증료를 아낄 수 있을 뿐 아니라 강화된 보증 요건 때문에 세입자를 구하지 못했던 임대사업자의 부담도 줄어든다. HUG 관계자는 "전세사기 이후 보증 가입 요건이 강화되면서 임대사업자가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며 "안심신탁에 참여하면 보증 가입 의무에서 벗어나 보증료 부담을 덜고 세입자도 보다 원활하게 모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형평성 문제는 남는다. 일반 임차인은 은행의 가계대출 총량이 소진되면 전세대출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지만 안심신탁 참여자는 예외를 적용받는다. 같은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자라도 가입 여부에 따라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대출금리, 소득세와 양도세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

대출금이 갭투자에 사용되지 않더라도 금융회사가 내주는 가계대출이라는 점은 같다. 총량관리에서 제외되는 대출이 크게 늘면 전체 가계부채 관리와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특정 정책상품에만 예외를 두면 다른 실수요자가 역차별을 받는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전문가는 "전세금이 집주인의 갭투자 자금으로 활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안심신탁 대출을 별도로 지원할 필요성은 인정된다"면서도 "대출 자체가 가계부채에 포함되는 만큼 총량관리 예외를 폭넓게 허용하면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와 충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심신탁 가입 여부만으로 LTV와 대출금리, 세 부담의 차이가 지나치게 커지면 일반 임차인과 임대사업자 입장에서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며 "지원 대상과 대출 규모에 명확한 한도를 둘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다만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어 과도한 특혜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미국 IAU 교수)은 "가입을 강제하는 것도 아니고 참여하지 못하도록 막아놓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는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 예금금리가 연 3% 안팎인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에 세제 혜택까지 제공하면 참여하려는 임대인이 있을 것"이라며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임대인은 주식 등 위험자산보다 안정적인 운용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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